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혼자 사는 노인, 즉 싱글 노인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4년 627만 7천 명의 노인 인구 중 18.4%에 해당하는 115만 2천 700명이 싱글 노인이었으나, 2024년에는 993만 8천 명의 노인 중 22.1%인 219만 6천 명이 싱글 노인으로 늘어나 10년 만에 무려 1.9배 증가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으며, 2036년에는 일본 수준인 30%를 넘어 2045년에는 37%까지 노인 인구 비율이 증가할 것이라는 미래 인구 추계와 맞물려 더욱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싱글 노인 급증 현상의 배경에는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 부부의 사별로 인한 독거노인 증가가 있다. 둘째, 중년이혼이나 황혼이혼 후 재혼을 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노인이 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셋째, 평생 결혼하지 않고 나이 드는 생애 미혼의 삶을 선택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누구라도 언젠가는 싱글 노후를 맞을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추세는 이미 고령사회로 앞서 나간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싱글 노인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시사한다. 일본은 지난 10년간 싱글 노인 증가 속도가 1.4배였던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1.9배 증가했기 때문이다.
선진 사회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러한 1인 가구 증가와 고독 문제에 직면해 왔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스웨덴의 경우, 전국 평균 1인 가구 비율이 57%에 달하며 수도 스톡홀름은 60%에 이르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넘어, 잘 갖추어진 사회적 인프라와 긍정적인 삶의 방식으로 혼자 사는 삶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따라서 우리 역시 노후의 3대 불안이라 할 수 있는 돈, 건강, 외로움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함으로써 행복한 싱글 노후를 설계해야 한다.
행복한 싱글 노후를 위한 가장 시급한 준비는 경제적인 안정이다. 현역 시절부터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이어지는 3층 연금을 통해 최저생활비 정도는 보장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만약 3층 연금만으로 부족하다면 주택연금이나 농지연금 활용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남편이 사망했을 때 남겨진 아내가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대비책이 될 수 있다. 더불어 불의의 사고나 질병 발생 시 큰 도움이 되는 의료실비보험 가입 역시 필수적이다.
경제적인 문제 해결만큼 중요한 것은 ‘고독력’을 키우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노후 자금을 마련하더라도 ‘고독’이라는 감정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고독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사회와 단절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혼자 살더라도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자신에게 맞는 취미 생활을 영위하며 새로운 공동체에 편입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러한 고립을 피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주거 형태다.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쇼핑, 의료, 취미, 오락, 친교 활동을 가까운 거리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18~20평의 소형 평수 주거 형태를 선호하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아직도 대형이나 고층 아파트를 선호하는 우리나라 노년 세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불어, 노후 생활비 준비 방식 또한 변화해야 한다. 현재 65세 이상 혼자 사는 노인 중 72%, 70세 이상 노인 중 78%가 여성이라는 통계는, 혼자 사는 노후가 여성에게 더욱 큰 문제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아내가 혼자 남아 살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연금, 보험 등에 가입하는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최근 가족 해체와 더불어 가족 회복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일본에서 3대가 독립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건물을 개축할 경우 세제 혜택을 주고, 그룹 리빙이나 공유 경제 등을 통해 노인과 젊은 세대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사례는 우리 사회가 벤치마킹해야 할 중요한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