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일 관계는 꼬인 실타래처럼 좀처럼 풀리지 않는 양상이다. 역사 문제, 경제 문제 등 산적한 현안 앞에서 양국 정상 간의 만남마저 단순한 악수로만 그치며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은 깊어지는 불신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현안 해결보다는 상징적인 만남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회담은 한일 관계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보다는, 양국 정상 간의 얼굴을 맞대는 자리라는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쌓여온 역사 갈등과 경제적 마찰은 여전히 양국 관계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분석이다. 결국, 정상회담장에서 두 정상이 나눈 악수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기보다는, 관계 개선에 대한 갈증만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행위에 머물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관계의 복잡한 문제들이 즉각적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직접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 자체는 향후 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양국은 표면적인 악수를 넘어, 서로의 입장을 깊이 이해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역사 문제를 비롯한 민감한 사안에 대한 건설적인 대화와 실질적인 협력 방안 모색만이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