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고온과 가뭄, 집중호우 등의 기상 이변이 반복되면서 고랭지 배추 재배에 심각한 위기가 닥쳤다. 특히 반쪽시들음병과 같은 생리장해와 병해충이 겹치며 품질 저하와 수확량 감소가 심각해져, 국내 김치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촌진흥청과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8월 21~22일 태백시의 고원농업시험장에서 ‘고랭지 배추 재배 안정성 확보를 위한 육종 전문가 공동연수 및 현장 평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민간 종자회사 육종가와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 대응력을 갖춘 새로운 고랭지 배추 품종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자리다. 약 50명의 참석자들은 단순 기술 개선을 넘어 ‘혁신적인 육종 전략’의 필요성을 공감하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후변화에 강한 배추 품종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첫날에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김진희 연구사가 팁번 증상과 반쪽시들음병 저항성 육종 현황을, 국립식량과학원 이영규 연구관이 병해 방제와 육종 전략을 발표한다. 이후 고원농업시험장에서 다양한 배추의 생육 특성을 점검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둘째 날, 참석자들은 태백시 매봉산의 ‘바람의 언덕’에서 실제 재배 환경에서 20여 품종의 고랭지 배추를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는 내음성(여름 버팀성), 결구력, 균일도, 병 저항성 등을 다각도로 비교 분석하여 유망한 품종을 선발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옥현충 과장은 “이번 행사는 육종 분야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민관 협력 사례로, 김치 산업의 안정적 기반을 다지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민관이 협력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고랭지 배추 품종 개발은 국내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현장 적용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배추 생산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