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이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수변지 조림에 적합한 ‘맞춤형 포플러’ 클론을 선발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침수 및 불안정한 토양 조건에서도 생장력이 뛰어나고 환경 적응력이 우수한 이태리포플러 ‘Eco28’과 ‘I-476’ 클론의 선별은 미래 조림 사업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연구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김용관)의 주도로 진행되었으며, 급격하게 상승하는 지하수위와 침수 피해 가능성이 높은 수변지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과제를 목표로 했다. 포플러(Populus)는 다른 수종에 비해 생장이 매우 빠르고, 다양한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특히 수변지 조림에 효과적인 수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은 경기도 양평과 서울 강서한강공원의 수변 조림지에 미루나무, 이태리포플러, 황철나무 교잡종의 포플러 클론 9종을 2017년에 식재하고, 2025년까지 나무의 높이, 생존율, 흉고직경, 연간 생장량 등을 비교 분석했다. 흉고직경은 가슴 높이(1.2m)에서 측정한 나무의 직경을 의미한다. 연구는 5년 간의 장기적인 관찰을 통해 수종별 생존율과 성장 패턴을 면밀히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분석 결과, 이태리포플러 클론 ‘Eco28’과 ‘I-476’은 두 지역에서 뛰어난 생산성과 환경 적응력을 보여주며 수변 조림에 가장 유망한 수종으로 제시되었다. 특히 ‘Eco28’ 클론은 침수 피해 시에도 높은 생존율을 보였으며, ‘I-476’ 클론은 급격한 지하수위 상승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Plants’ 8월호에 게재되었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이번 연구는 침수 저항성 수종 개발, 친환경 조림, 탄소흡수원 확대 등 수변 조림지 관리의 과학적 기반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5년간의 장기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수변 지형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조림 수종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임목자원연구과 임혜민 박사는 “기후위기 시대에는 조림 대상지 환경에 적합한 맞춤형 수종 선발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실증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변 조림 수종 선정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단순한 조림 사업을 넘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