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생물자원관의 연구 결과, 황색포도알균의 항생제 내성 억제에 혁신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항생 물질이 발견되었다. 1961년 영국에서 최초 발견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으로 대표되는 황색포도알균은 면역력이 약화된 사람에게 고열, 구토, 설사, 피부염, 폐렴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슈퍼박테리아이다. 특히, 메티실린 외에도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특징으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신규 항생제 개발이 시급한 병원균으로 지정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유호)은 30년간 방치되었던 제강공장 부지에 위치한 토양에서 자생 방선균인 스트렙토마이세스 카나마이세티쿠스에서 황색포도알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인 ‘스베타마이신 C’를 발견했다. 2017년 국제 학계에 보고된 후 국내에서는 처음 발견된 이 물질은 병원균(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의 최소억제농도(MIC, Minimum Inhibitory Concentration)가 12.5mg/L(리터당 밀리그램)에서 억제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기존의 항생제보다 높은 억제 효과를 보이며, 황색포도알균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24년부터 고려대학교 및 건국대학교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며, 자생 방선균의 유전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스베타마이신 C를 생산하는 유전자군을 찾아냈다. 이 연구는 최근 항생제 원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산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생 미생물에서 항생물질을 찾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미생물에는 아직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유용한 유전정보가 숨겨져 있다”라며 “유용한 유전정보의 확보를 통해 고부가가치 물질 생산 연구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 연구 결과는 미생물학 국제 학술지(Journal of Microbiology) 2025년 9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