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날 군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바로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점이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통해 다시 한번 부각되었다. 지난 9월 2일, 이 대통령은 대장 진급자 및 보직 신고자, 그리고 삼정검 수치 수여식을 겸한 자리에서 진영승 합참의장 후보자를 비롯한 총 7명의 진급자와 가족들을 초청한 가운데, 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행사는 단순히 진급자를 축하하는 자리를 넘어, 군 본연의 자세와 국민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자신의 선친이 공군 부사관으로 복무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소개하며 참석자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으로 운을 뗐다. 하지만 이내 곧이어 ‘정권이 아닌 국가에 충성하고, 개인이 아닌 직위로 복무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며, ‘사람에 충성하지 말고 국민을 바라보라’고 역설했다. 이는 최근 군 내부에서 발생했을지 모를 정치적 혼란이나 특정 세력에 대한 충성이 아닌, 군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인 ‘국가와 국민’을 향한 헌신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국민 신뢰 회복’을 화두로 꺼낸 배경에는, 과거 ‘불법 계엄’과 같은 군 관련 사건들이 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심화시켰다는 진단이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군 전체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함을 분명히 했다. 또한, 군 내부의 안정적인 병영 문화 구축 또한 중요한 과제로 지목되었다. 이 대통령은 진급자들에게 병영 내 불행한 사고가 얼마나 감소했는지 질문했고, 참석자들은 작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답하며 사전 식별 노력과 상담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군 내부의 안전 관리 및 사고 예방 시스템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은 미래 세대 장병들이 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특히 초급 간부들의 처우와 부사관들의 업무 환경 개선에 대한 세심한 관심을 보였다. 이에 신임 대장들은 역량이 뛰어난 MZ세대 병사들에게 걸맞은 선진 병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군인 역시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을 갖추어야 함을 강조하며,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정치 집단이 아닌 주권자인 국민에게 충성하는 군대를 만들기 위한 민주주의 교육 과정 마련을 지시했다. 이는 군이 민주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조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일련의 메시지들은 군이 ‘국민의 군대’로서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