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외교적 방향과 구체적인 추진 과제에 대한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실용 외교’를 기치로 내건 한국의 신정부가 안고 있는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형찬 국립외교원장은 슬로베니아에서 개최된 ‘블레드 전략 포럼’에 참석하여 이러한 정책 기조와 향후 추진 계획을 국제사회에 설명하는 중요한 자리를 가졌다.
이번 블레드 전략 포럼은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 교환이 이루어지는 중·동유럽 지역의 대표적인 국제회의이다. 최형찬 원장은 ‘변화하는 글로벌 질서 속 평화 유지’라는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패널로 참석하여 한국 신정부의 대외정책 방향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먼저, 실용 외교를 통해 복잡다변한 국제 정세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상호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최 원장은 한반도 평화 구축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남북 대화 및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더불어 주변국 외교에 있어서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고 한미일 협력을 공고히 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또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하게 발전시키고, 아세안 및 유럽 국가들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관계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 또한 중요하게 조명되었다. 최 원장은 2024-2025년간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으로서 평화유지활동(PKO) 및 평화 구축 등 국제 평화와 안보 증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또한, 기후변화, 팬데믹, 식량 안보, 인도적 위기 등 전 지구적 위기 해결을 위한 한국의 지속적인 기여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한국은 의장국 수임 기간의 대표 행사로 9월 말 ‘AI와 국제 평화·안보’를 주제로 한 고위급 공개 토의를 개최하고, 2025년 APEC 의장국으로서 10월 말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국제 회의들을 통해 참가국 간 심도 깊은 의견 교환과 협력 강화의 장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포럼 참석에 앞서 최 원장은 멜리타 가브리치 슬로베니아 외교차관과 면담을 갖고 양국 현안 및 지역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1992년 수교 이후 꾸준히 발전해 온 한-슬로베니아 관계를 평가하며, 최근 상호 개설한 공관이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가브리치 차관은 한국의 블레드 포럼 참석에 사의를 표하며, 양국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기쁨을 나타냈다. 최 원장이 설명한 한반도 지역 내 긴장 완화와 평화 증진 노력을 향한 슬로베니아의 확고한 지지도 재확인되었으며, 양측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갔다. 이러한 외교적 행보를 통해 한국은 변화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새로운 외교적 위상을 정립하고 다양한 글로벌 과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