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한국 수출 시장의 다변화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특정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외부 충격에 취약하게 만들고, 국가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콰도르와의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공식 서명을 통해 중남미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시장 다변화를 추진한다. 이 협정은 단순히 관세 혜택을 넘어 환경, 노동, 공급망, 의료 등 다양한 경제 협력 요소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성격을 지닌다. 지난 2016년 협상 개시 이후 9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쳐 2023년 10월 타결된 한-에콰도르 SECA는 이번 정식 서명을 시작으로 국회 비준 동의 등 남은 절차를 완료하면 발효될 예정이다.
에콰도르는 중남미 지역에서 원유와 구리 등 에너지 및 자원이 풍부하며, 안정적인 정세와 미국 달러화 사용이라는 이점을 가진 유망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에콰도르를 교두보 삼아 중남미 전역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경제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SECA 발효 시,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현재 최대 40%에 달하는 높은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구체적으로 하이브리드차는 5년 내, 일반 자동차는 15년 내 관세가 완전히 사라져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중남미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화장품, 라면과 같은 소비재 및 의약품에 대한 관세 역시 철폐될 예정이다. 이는 관련 한국 기업들의 수출 증대에 직접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에콰도르 내 온라인 게임, 유통, 영화 및 음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시장 개방은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K-콘텐츠의 소비 및 수출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통상장관 회담에서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양자 자유무역협정은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하며, SECA 체결을 통해 양국 기업들이 수출 확대와 시장 다변화를 위한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고, 공급망 위기 시 공조, IT, 중소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SECA 발효를 위한 잔여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로 개척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