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과일 수확 시즌을 맞아 농촌진흥청은 과수 농가에 열매 품질 향상과 병해충 피해 경감, 그리고 내년도 생산 준비를 위한 가을철 과수원 관리 요령을 제시하며 농가의 주의를 당부했다. 가을철의 잦은 태풍과 집중호우, 그리고 고온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러한 기상 여건 속에서 과일의 저장성과 상품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한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특히 사과의 경우, 껍질의 색깔을 고르게 입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잎 따기와 열매를 햇빛 방향으로 돌려주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잎은 나무 전체 잎의 30%를 넘지 않도록 여러 차례에 걸쳐 조심스럽게 제거해야 하며, 열매는 아직 색이 덜 든 부분을 햇빛에 노출시켜 고르게 착색되도록 해야 한다. 반사필름 설치 시점 또한 중요한데, 마지막 약제 살포와 잎 따기, 웃자란 가지 제거까지 완료된 후에 설치해야 하며, 중생종 사과는 수확 2주 전, 만생종은 수확 1개월 전에 설치하는 것이 적절하다. 너무 이른 시기에 반사필름을 설치하면 오히려 햇빛 데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확 20일 전부터는 토양 수분을 의도적으로 줄여 과일의 당도와 색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 또한, 최근 고온이 지속되는 가운데 9월에 갑작스럽게 내리는 비는 열매 터짐(열과) 현상을 유발할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농가에서는 물길을 정비하고, 나무 내부까지 바람이 잘 통하도록 가지를 정리하며, 열매 내부의 성숙도를 고려하여 적기에 수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후지’ 품종에서 열매 터짐 현상이 보고되었으며, 올해 ‘홍로’와 ‘아리수’ 품종에서도 이와 유사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어 농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의 경우, 품종이나 판매 목적(직접 판매, 출하, 저장)에 따라 수확 시기가 달라진다. 같은 나무에서도 열매가 익는 시기가 다를 수 있으므로, 3~5일 간격으로 2~3회에 나누어 수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생종 배는 10월 중순경 인산과 칼륨 비료를 중심으로 가을거름을 주어 다음 해 꽃눈 발달과 초기 생육을 돕는 것이 좋다.
감귤은 지나치게 작거나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열매를 솎아내어 남은 과일의 크기와 당도를 높여야 한다. 수확은 당도와 껍질 색을 기준으로 3~4회에 나누어 진행하며, 과일이 성숙하는 시기에는 토양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열매 터짐을 예방해야 한다. 가을거름은 10월 중순 이후 칼륨 비료를 위주로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감은 열매에 색이 충분히 든 것부터 3~4회에 걸쳐 수확하되, 껍질 손상을 막기 위해 전용 가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확 시기에 잦은 비는 탄저병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비가 내린 직후에는 방제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또한, 나무의 세력을 회복하고 양분을 저장하기 위해 10월 중순경에는 가을거름을 주는 것이 권장된다.
가을철은 태풍과 집중호우가 잦은 만큼, 사전 대비와 피해 발생 후의 관리 모두 중요하다. 농가에서는 물길을 정비하고, 강풍으로 가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받침대나 지주대를 설치하며, 강풍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은 방풍망을 미리 보강해야 한다. 만약 강풍이나 호우로 인해 피해를 본 나무가 있다면, 상처 부위에 살균제를 도포하여 병해충의 침입을 막고, 요소나 복합비료를 사용하여 나무의 회복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의 이남수 과장은 “가을철 과수원 관리는 단순히 올해 과일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 다음 해의 생산성까지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농가에서는 잎 따기, 반사필름 설치, 가을거름 주기, 병해충 방제 등 제시된 관리 요령을 철저히 이행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