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각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인 정치인들이 모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거주국에서의 한인 사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이들이 기대만큼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월 2일, ‘제11차 세계한인정치인포럼’ 환영 만찬을 주최하고 참석한 한인 정치인들을 격려하며 이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조 장관은 만찬사에서 전 세계 한인 정치인들의 네트워크가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히고 각국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인 정치인들의 지혜와 경험을 존중하며 동포사회의 정치력 신장을 지원하고, 정부와 동포사회가 상생 협력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표는 해외 한인 정치인들이 모국과 거주국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다. 세계한인정치인포럼은 2007년 첫 개최 이후 11회를 맞이하는 동안 동포사회의 역량을 결집하고 대한민국과 각국의 우호적 발전 관계 구축에 기여해 왔다. 올해 포럼에는 10개국에서 51명의 해외 한인 정치인들이 참가하여 9월 2일부터 5일까지 3박 4일간 다양한 분야에서의 한인 정치인 역할을 모색하고 동포사회 정치력 신장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별개로, 해외 한인 정치인들이 실질적으로 모국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이들은 각자 거주하는 국가의 정치 환경과 제도 속에서 활동하며, 때로는 모국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이해나 공감대가 부족할 수 있다. 또한, 각기 다른 국가의 정치 시스템 속에서 경험과 지혜를 쌓았지만, 이를 모국과의 관계 증진이나 동포사회 권익 신장에 직접적으로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의 지원과 격려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해외 한인 정치인 스스로가 모국과의 지속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고, 거주국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한국 외교 및 동포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정부와 해외 한인 정치인들이 상호 간의 노력을 통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한인 정치인 네트워크는 더욱 강력한 외교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