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온다습한 여름철과 혹한의 겨울철,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냉난방 시스템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환경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냉매를 사용하는 에어컨이나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난방 장치는 탄소 배출량 증가와 직결되며, 이는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전 지구적 과제 앞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로 인식된다. 이러한 가운데, 전기 에너지 사용 없이도 선택적으로 냉각과 가열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열관리 기술이 개발되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고승환 교수 연구팀은 단 하나의 소재와 공정만을 활용해 이러한 에너지 소비 및 환경 부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 기술을 선보였다. 연구팀은 레이저 출력의 강약 조절이라는 간단한 방식만으로 동일한 투명 실리콘 고분자 소재가 냉각과 가열 기능을 선택적으로 수행하도록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의 복잡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은 냉난방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으로, 열 관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적용될 경우, 냉난방에 소요되는 막대한 전기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탄소 배출량 감소에도 크게 기여하여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솔루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 없이 시원함을, 겨울철에는 전기 동력 없이도 따뜻함을 제공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지속 가능한 주거 및 산업 환경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