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감염병의 등장과 기존 바이러스의 변이는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지속적인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구자들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감염병 대응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병원체의 유전체 정보는 질병의 특성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오는 9월 3일부터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연구를 지원하는 병원체 유전자 정보를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이번 공개 대상은 지카, 치쿤구니아를 포함한 세균 17종, 바이러스 7종, 진균 6종 등 총 30종의 병원체의 전장 유전체 염기서열 정보 90건이다. 연구자들은 누구나 국가병원체자원은행 누리집 또는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내 병원체자원 온라인분양창구를 통해 유전체 정보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329개 기관에 2,948주(216종)의 병원체자원을 분양하여 진단 기술 연구 및 백신·치료제 연구에 활용되도록 지원해왔다. 이번 유전자 정보 공개는 단순히 실물 병원체 분양을 넘어, 연구자들에게 유전체 정보라는 핵심 데이터를 직접 제공함으로써 연구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를 통해 민간, 학계, 산업계 전반에 걸쳐 연구 기회를 확대하고, 실물 병원체 취급에 어려움을 겪는 연구기관에도 안전하고 손쉬운 연구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국가병원체자원은행은 분양 신청이 많거나 유전 정보 특성이 부족한 병원체자원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전장 유전체 정보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공개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된 유전체 데이터는 인공지능(AI) 분석 기술과 결합하여 신·변종 병원체의 변이 및 유행 예측,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한 핵심 표적 발굴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 국민 건강 증진과 보건 연구 발전에 크게 기여할 뿐만 아니라, 감염병 예방 및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병원체 유전정보 공개 확대를 통해 국내 병원체자원 실물뿐 아니라 유전정보 DB를 지속적으로 확충하여 감염병 연구 개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