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더불어 급변하는 통상 환경은 국내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이차전지 등 수출 기반 주력 산업의 경영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이러한 대외 여건 악화는 관련 산업 내 한계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며, 이들 기업의 사업 재편 및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시급한 대응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총 1조 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를 추가로 조성하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
이번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는 기존 계획된 5천억 원에서 두 배 증액된 1조 원 규모로 조성되어, 특히 관세 부과 등으로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주력 산업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자본 시장 중심의 구조 조정 활성화를 목표로, 정책 자금을 마중물 삼아 민간 자금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구조 조정이 필요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과거 2018년부터 조성된 1호부터 5호까지의 펀드는 총 7.5조 원 규모로 조성되어 161개 기업에 약 5.5조 원을 투자하며 유동성 공급 및 투자자 육성에 기여해왔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수입 쿼터제와 관세율 상향으로 위기를 겪었던 철강업체 A사는 470억 원의 투자와 구조 조정을 통해 수출 물량을 회복하고 영업이익을 증가시켰으며, 장기 불황으로 기업 회생을 신청했던 조선업체 B사 역시 1,009억 원 투자 및 경영권 인수를 통한 재무 구조 조정 후 IPO에 성공하며 기업 가치를 상승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6호 펀드는 여러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총 조성 금액의 60% 이상을 석유화학,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철강, 이차전지 등 6개 주력 산업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신설하고, 프로젝트 펀드 투자 재원 또한 주력 산업에 전액 배분하여 집중 지원한다. 둘째, 민간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 금융기관의 출자금 중 10%를 후순위 재원으로 배분하여 투자 위험을 분산시켰다. 이는 이전 펀드의 후순위 비중인 5%보다 확대된 것이다. 셋째, 주력 산업 투자 시 운용사에 대한 보수를 강화하고 모펀드 출자 비율을 상향하는 등 직간접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한다. 또한, 은행의 선순위 출자에 대한 위험 가중치를 100%로 낮추어 투자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마련되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9월 3일부터 9월 24일까지 운용사 모집 공고를 진행하며, 10월 중 4개 운용사를 선정하여 펀드 조성을 신속히 완료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 초부터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1조 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 6호 조성을 통해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 직면한 주력 산업에 대한 민간 투자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구조 조정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재기 및 혁신을 지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