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일본은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 석유화학 제품, 기계장비, 철강 등 다양한 주요 산업 분야에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산업적 연관성은 두 나라 간 전시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더불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들은 양국의 전시 산업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데 적지 않은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전시회 참가자 및 전시 업체들의 해외 이동이 제한되면서, 이는 한국의 전시 산업 진흥을 도모하는 한국전시산업진흥회(AKEI)와 일본의 전시 산업을 이끌어가는 일본전시협회(JEXA) 모두에게 심각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양국의 전시 산업이 과거와 같이 활발하게 교류하고 동반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이는 곧 양국의 관련 산업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한국전시산업진흥회(AKEI)는 지난 9월 2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전시협회(JEXA)와 전시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이러한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번 업무협약은 단순히 상징적인 협약을 넘어, 양국의 전시 산업이 직면한 ‘폐쇄적인 환경’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의 강점을 활용하여 공동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적인 의지를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시회 정보 교류를 확대하고, 상호 간 전시회 참가 지원을 강화하며, 나아가 공동 마케팅 사업 추진 등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각국의 전시 주최자뿐만 아니라, 전시회를 통해 신규 시장을 개척하려는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은 한·일 양국 전시 산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AKEI와 JEXA는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전시 정보의 투명한 공유, 양국 기업들의 해외 전시회 참가 증진, 그리고 공동의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과거의 산업적 상호 보완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양국의 전시 산업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전시 시장 환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