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2026년도 예산안으로 1조 3,312억원을 편성하며, 다음 팬데믹 대비를 위한 감시 및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다양한 질병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선다. 이는 2025년 예산(1조 2,661억원) 대비 5.1% 증가한 651억원 증액된 규모다. 이번 예산은 상시 감염병 관리 및 퇴치 전략 정교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비 및 대응, 초고령사회 대비 만성질환 및 건강 위해 관리 체계 강화, 미래 건강 위협 대비 감염병 및 보건의료 연구 주도 등 네 가지 핵심 분야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먼저, 상시 감염병 관리 분야에서는 청소년 독감 예방접종 대상 연령이 기존 13세 이하에서 14세 이하로 확대된다. 또한, 여성에게만 제공되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이 12세 남아까지 확대 도입되어 자궁경부암 및 구인두암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청소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예산은 500억원에서 546억원으로, HPV 예방접종 예산은 210억원에서 303억원으로 증액 편성되었다. 국가 필수 예방접종 시행과 차세대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도 늘어났으며, 65세 이상 및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지원도 지속된다. 또한, 결핵 환자 조기 발견 및 환자 관리를 위한 지원이 강화되며, 특히 의료 접근성이 낮은 한센인을 위한 이동 검진 서비스 질 제고에도 예산이 투입된다. 감염병 실태 조사와 B·C형 바이러스 간염 퇴치 및 홍역, 풍진, 폴리오 WHO 퇴치·박멸 인증 유지를 위한 예산도 신규로 반영되었다.
차기 팬데믹에 대한 선제적 대비와 대응을 위해 감염병 감시 체계도 대폭 확충된다. 호흡기 감염병 표본 감시기관은 300곳에서 800곳으로, 병원체 감시기관은 50곳에서 100곳으로 확대되며,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 역시 강화된다. 이를 위해 관련 예산이 증액 편성되었다. 더불어 감염병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사업이 본격 추진되며, 감염병 병상체계 운영 전략 마련을 위한 연구 예산도 신규 반영되었다. 테러 가능성이 높은 생물학무기인 두창에 대비한 백신 비축 예산은 약 2배로 증액되었으며, 공항만에서의 해외 유입 감염병 검역 강화를 위한 열감지 카메라 및 구급차 구매 예산도 포함되었다.
또한,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만성질환 및 건강 위해 관리 체계 강화에도 노력이 기울여진다. 희귀질환 진단 지원 사업이 확대되고, 희귀질환 전문기관 지정 및 전담 인력 배치도 강화된다. 지역 단위 건강 통계 생산을 위한 지역사회건강조사에는 비대면 조사를 포함하는 혼합조사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며, 심뇌혈관질환의 기저질환인 고혈압·당뇨병 관리 센터와 알레르기 질환 예방 교육 정보센터 운영이 지속된다. 국가 진단검사 표준화 체계 구축 사업을 통해 만성질환 관련 진단검사 질 관리도 강화된다. 기후변화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기후보건영향 평가도 차질 없이 수행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미래 건강 위협에 대비한 감염병 및 보건의료 연구 개발 투자도 확대된다. 차세대 백신 플랫폼 개발 연구 지원이 지속되며, 공공 연구기관의 감염병 대비 신속 개발 협력을 위한 예산도 신규 편성되었다. 고품질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과 희귀·난치 질환 관련 연구가 확대되고, 소아 비만·소아 당뇨, 노인 중증 호흡기 질환 등 건강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연구 예산도 새롭게 편성되는 등 보건의료 연구 기반 강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 임승관 청장은 이러한 예산 편성을 통해 감염병 예방, 차기 팬데믹 대비, 상시 감염병 및 만성질환 관리, 백신·치료제 개발 등 질병관리청의 핵심 기능을 강화하여 국민 건강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