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공장의 안전 관리는 국민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 시설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시설의 노후화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되는 방사선투과검사 과정에서 작업자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끊임없이 제기되는 과제이다.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안전 관리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나섰다.
원안위는 지난 4일, 충남 서산에 위치한 HD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을 방문하여 석유화학 분야 방사선투과검사 발주자들을 대상으로 ‘방사선 안전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뿐만 아니라 HD 현대오일뱅크, HD 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 LG 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석유화학 분야의 주요 발주처 5개 사가 참석했다. 이는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된 발주자와의 현장 소통 노력이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이한 것이다.
방사선투과검사는 주로 석유화학 시설 내 탱크나 배관의 용접부 결함을 확인하여 시설의 노후화 정도를 파악하는 데 사용된다. 이러한 검사는 발주처 시설 내에서 이루어지며, 검사업체 자체적인 건강진단이나 피폭 관리만으로는 작업 종사자의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이에 따라 원안위는 2014년부터 발주처에게도 안전한 작업 환경 제공 및 일일 작업량 보고와 같은 안전 조치 의무를 부여하며 종사자 보호를 강화해 왔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발주처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규제 당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최원호 원안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작업장 안전은 발주자가 안전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고, 검사업체가 안전 규정을 철저히 준수할 때 비로소 확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작업 종사자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작업장 내 안전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라운드테이블 종료 후 최 위원장은 현장 점검을 통해 차폐물 및 울타리 설치 여부 등 방사선투과검사가 안전한 작업 환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과 현장 점검을 통해 제기된 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안전 관리 강화로 이어져, 석유화학 산업 현장의 방사선 안전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