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부터 이른 봄까지 이어지는 추운 계절,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붉은 꽃을 피워내며 정원의 품격을 더하는 상록수가 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이 9월의 ‘우리의 정원식물’로 선정한 동백나무(Camellia japonica L.)는 바로 이러한 겨울 정원의 빈틈을 채워줄 매력적인 존재다. 하지만 제철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두 달 전, 즉 7월에서 8월 사이에 적절한 시기에 심고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 정원은 많은 식물들이 휴면 상태에 들어가면서 상대적으로 밋밋해지기 쉽다. 이러한 시기에 동백나무는 푸른 잎을 유지하며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특히 눈이 내린 흰 세상 속에서 붉게 피어나는 꽃은 독특하고 강렬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7m까지 자랄 수 있는 이 나무는 어린 시절에는 울타리나 배경으로 활용되다가, 충분히 성장하면 단독으로 정원의 중심 소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가지치기 방법을 통해 나무의 수형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어, 개인의 취향에 맞는 독특한 정원 연출이 가능하다.
동백나무를 성공적으로 식재하고 아름다운 개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조건이 있다. 가장 적합한 식재 시기는 9월 초에서 중순 사이이며, 반그늘 또는 햇빛이 적당히 드는 곳에 넓고 깊은 구덩이를 파서 심는 것이 좋다.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을 선호하므로, 심기 전에 흙에 유기질 비료를 충분히 섞어 영양분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심은 직후에는 주기적으로 물을 흠뻑 주어 뿌리가 활착하도록 돕고, 이후에는 토양이 지나치게 마르지 않도록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가을철에 적절한 비료를 추가로 공급하면 생육을 촉진하고 꽃을 더욱 풍성하게 피우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동백나무는 상대적으로 추위에 약한 편이다. 따라서 중부내륙지방과 같이 겨울철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는 세심한 월동 관리가 필수적이다. 어린 개체는 추위에 더욱 취약하므로, 화분에 심어 두었다가 혹한기에는 실내로 옮겨주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탐스럽게 꽃을 피운 후에는 가지치기를 통해 불필요한 가지를 정리해주면 이듬해에도 더욱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다.
국립수목원의 임연진 산림생물자원활용센터장은 동백나무가 겨울철 정원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한다. 국립수목원의 ‘우리의 정원식물’ 시리즈를 통해 국민들이 사계절 언제나 아름다운 정원을 가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 즉, 7월과 8월에 준비하여 9월에 심고, 겨울철 세심한 관리를 거친다면, 동백나무는 추운 계절에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정원의 가치를 한층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