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판 시장의 북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미국 뉴욕 엔와이시 세미나앤콘퍼런스센터에서 ‘찾아가는 뉴욕도서전’을 개최하며 K-북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는 2015년부터 시작된 ‘찾아가는 도서전’ 해외 진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3개국에서 609건의 수출 상담을 통해 1025만 달러 규모의 계약 성과를 달성하며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왔다.
이번 뉴욕 상담회는 체코, 폴란드, 대만 등 이전 참가국에 이은 북미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학동네, 창비, 다산북스, 웅진씽크빅 등 국내 15개 주요 출판사가 직접 참여했으며, 비씨에이전시를 통해 현지에 참여하지 못한 출판사들의 위탁 도서 100여 종에 대한 수출 상담도 함께 진행되었다. 미국 측에서는 세계 5대 출판사인 펭귄랜덤하우스, 하퍼콜린스, 사이먼앤슈스터와 같은 대형 출판사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트라이던트 미디어그룹, 와일리 에이전시 등 유수의 문학 에이전시 및 디지털·오디오 콘텐츠 기업인 오버드라이브, 레코디드 북스 등이 참석하여 종이책을 넘어 다양한 출판 지식재산(IP)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는 K-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여러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김혜순 시인의 ‘날개환상통’은 한국 시로서는 최초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을 수상했고, 차호윤 작가의 그림책 ‘용을 찾아서’는 한국인 최초로 콜더컷 명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또한, 김수지 작가의 웹소설 ‘상수리나무 아래’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하드커버 소설 부문 7위에 올랐으며,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는 뉴욕타임스 21세기 100대 도서 중 15위에 선정되는 등 K-북의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은 한국 특유의 문화적 요소와 K-컬처의 전반적인 확산에 힘입어 미스터리, 스릴러, SF, 판타지, 로맨스, 수필 등 다양한 장르와 웹소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재외한국문화원을 통해 K-북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주뉴욕한국문화원에서는 최근 아동도서 332종을 새롭게 추천·전시하는 등 현지 수요에 맞춘 도서 큐레이션을 강화하고 있으며, 박현민 아동작가를 초청하는 현지 독자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임성환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은 “미국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이곳을 성공적으로 공략한다면 세계 시장으로의 확산을 위한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뉴욕도서전을 시작으로 K-북의 북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한국 출판의 세계적 위상을 확고히 하기 위해 향후 진출 시장 및 분야를 다변화하는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