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발표된 2026년 국가유산청 예산안은 국가유산이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K-컬처’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발돋움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다. 국가유산의 풍부한 잠재력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면서, 이를 활용한 문화 콘텐츠 개발 및 세계화 전략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가유산청은 2026년, 총 1조 4,624억 원의 예산안을 편성하여 국가유산의 회복과 성장을 도모하고 ‘빅5 문화강국’ 기반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는다. 이는 전년 대비 750억 원, 5.4% 증가한 규모로, 국가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그 잠재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번 예산안의 핵심은 국가유산의 보수정비 및 보존 기반 구축에 5,560억 원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이는 전년 대비 260억 원이 증액된 규모로, 노후화된 국가유산의 물리적 보존뿐만 아니라, 미래 가치 확대를 위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특히, 역사문화권 정비 및 진흥 사업에 193억 원(63억 증액), 국가유산 긴급 보수에 108억 원(63억 증액)이 배정된 것은 예기치 못한 재난이나 사고로부터 귀중한 국가유산을 신속하게 보호하고 복원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서 의미가 크다. 또한, 궁중문화축전 및 조선왕릉축전 등 대표적인 문화유산 활용 행사에 133억 원(39억 증액)을 투입하는 것은, 국가유산을 국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문화 향유권을 증진시키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려는 구체적인 방안이다.
더불어, 이번 예산안은 ‘K-컬처의 뿌리, 국가유산의 세계화’라는 기치 아래, 국가유산을 활용한 글로벌 콘텐츠 개발 및 확산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를 위해 2025년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에 178억 원을 편성하여 국가유산 관련 국제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우리나라의 위상을 제고할 계획이다. 또한, 백악산 한양도성 탐방로 운영에 21억 원을, 경복궁 내 대표 상품관 조성에 8억 원(총 사업비 168억 원)을 투입하는 등, 방문객들에게 역사적 경험과 함께 문화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국가유산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K-컬처의 원천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 이 외에도 궁궐·왕릉·원 관리에 1,285억 원, 교육·연구·전시에 1,038억 원, 문화유산에 987억 원, 국가유산 정책 전반에 2,537억 원, 자연유산 및 무형유산에 886억 원, 세계유산 부문에 782억 원이 각각 배정되어 국가유산의 다각적인 관리와 발전을 위한 폭넓은 지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러한 2026년 국가유산청 예산안은 국가유산이 직면한 잠재력 미활용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K-컬처의 핵심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다. 예산안에 담긴 집중적인 투자와 전략적인 사업 추진은 국가유산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향후 국가유산이 문화적, 경제적으로 더욱 풍요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