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가속화되는 기후변화는 예측 불가능한 극한 호우를 동반하며 산지 재난의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양상의 홍수와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이러한 산지 재난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바로 2031년까지 전국 400개소에 ‘산림유량관측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물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을 넘어, 기후변화로 인한 물 관련 산지 재난의 발생 특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다. 산림유량관측망은 산지에서 발생하는 유출수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파악하여 홍수, 가뭄, 산사태 등 다양한 재난 발생 가능성을 진단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의 배경에는 산지 재난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과학적인 노력이 담겨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연구진은 최근 우리나라 산림유역의 특성에 맞는 ‘홍수도달시간 산정식’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홍수도달시간이란 가장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하천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데, 이 시간이 짧을수록 지역 주민의 대피 및 대응 시간이 부족해 재해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산지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유량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지역의 산지 재난 발생 위험성을 정밀하게 해석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번에 새롭게 추진되는 산림유량관측망 구축 사업은 한국형 실시간 정밀 유량 관측 시스템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산지 재난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위한 과학적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이러한 연구 결과는 산림 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Forests」에 2024년 게재되어 학술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의 박찬열 센터장은 “이번 산림유량관측망 구축을 통해 산지에서 발생하는 재난을 이전보다 훨씬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산지에서 발생하는 유량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여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대비는 기후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에 산림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