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역사 속으로 희미해져 가는 항일유산들이 원형을 되찾아가는 과정이 국민 앞에 공개된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오는 9월 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서울 덕수궁 덕홍전에서 기획전 「기억의 유산, 빛으로 스며들다」를 개최하며, 이 자리에서 오랜 세월 빛바랜 항일유산들이 어떻게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그 가치를 복원해 나가는지를 생생한 영상과 사진으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과거의 유물을 넘어, 조국 독립을 향한 숭고한 염원이 담긴 기록물들이 현대 과학 기술을 통해 어떻게 생명력을 되찾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이 문화유산 보존의 의미를 더욱 깊이 체감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기획전의 핵심은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의 「대한민국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 한국광복군 선전위원회가 1943년 발간한 「광복군가집」, 애국창가를 집대성한 「애국창가 악보집」, 독립운동가 장효근 선생의 기록물인 「장효근 일기」, 임시정부 수립 촉구를 담은 「대동단결 선언문서」, 그리고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맹사일지 등)」과 같이 역사적으로 귀중한 항일유산들의 보존 처리 과정을 상세히 공개하는 것이다. 이 유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낡고 빛바래졌지만,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의 전문적인 보존처리를 통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영상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독립운동가 서재필이 착용했던 진료 가운과 항일운동가 유림의 양복 등 일제강점기 복식들의 보존처리 과정 또한 함께 소개되어 당시의 생활상과 역사적 맥락을 엿볼 수 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국민과 함께 소중한 역사 기록물을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 전시 기간 중에는 ‘태극기 모빌’과 ‘능화문 전통책’을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매일 운영된다. 이 체험 프로그램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보존의 중요성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 참가 신청은 9월 8일부터 11일까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누리집(www.nrich.go.kr)을 통해 선착순으로 이루어지며, 각 프로그램 회차별 10명까지 참여 가능하다. 이번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항일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문화유산 보존의 의미를 국민과 함께 공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국가유산청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통해 국민들에게 역사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