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우려와 논의가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은 최대 규모의 국제 개인정보 감독기구 협의체인 GPA(Global Privacy Assembly)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며, AI 시대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글로벌 논의를 주도하고 아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총회는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5일간 서울에서 진행되며, 95개국 148개 개인정보 감독기관을 포함하여 약 1,000명의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가 주최하는 이번 총회는 과거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개인정보 이슈 논의를 아시아로 확장하고, 한국이 글로벌 개인정보 규범 정립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총회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2017년 홍콩 개최 이후 두 번째이며, 국가 단위로는 한국이 최초로 개최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개인정보위는 2023년 4월 GPA 총회 개최를 제안했고, 2023년 10월 버뮤다에서 열린 제45차 GPA 총회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개최 기관으로 최종 결정되었다.
이번 총회는 단순한 회의를 넘어, AI 시대의 핵심적인 개인정보 보호 이슈를 심도 있게 다루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4일간의 컨퍼런스에서는 글로벌 AI 데이터 거버넌스, 에이전트 AI, 개인정보 강화 기술 등 산업 생태계와 직결된 주제부터 아동·청소년 프라이버시, 국경 간 데이터 이전, 감독기구 간 격차 해소 등 미래 전략과 현장의 고민을 아우르는 폭넓은 논의가 펼쳐진다. 미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다양한 관할권의 감독기구, 산업계, 학계, 시민단체의 120여 명이 패널로 참여하여 각기 다른 관점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총회는 한국의 AI 혁신 기술과 우수 사례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도 활용된다. 총회 참석자들은 현대모터스스튜디오,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 서울시 디지털 행정 우수 사례 등을 방문하며 한국의 AI 기술력을 체험하게 된다. 특히, 9월 15일에 진행되는 ‘오픈소스데이’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픈AI, 네이버 등 세계적인 AI 전문 기업들이 참여하여 오픈소스 활용에 대한 최신 동향과 사업적 통찰력을 공유한다. 이와 함께 한국 CPO 협의회는 ‘AI 안전 생태계 조성을 위한 7대 실천사항’을 공동 선언하며 신뢰할 수 있는 AI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CPO의 역할과 책임을 다짐할 예정이다.
더불어, GPA 총회는 한국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총회 참석자들은 K-먹거리, K-뷰티, K-스포츠 등 한국의 다채로운 문화를 체험하며 서울의 골목과 광장시장, 동대문디자인 플라자 등을 방문하는 ‘4시간의 서울여행’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 체험은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증진하고 총회 참석자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인공지능 시대 데이터 및 개인정보 국제 규범 마련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동시에, 한국 개인정보위 정책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며, “이번 GPA 총회가 기폭제가 되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정책 방향이 데이터 및 개인정보 거버넌스 논의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개최 소감을 밝혔다. 이번 GPA 총회는 AI 시대 개인정보 보호라는 전 지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한국을 아시아 개인정보 보호 논의의 중심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