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에서 우주 영역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이를 둘러싼 국제 협력과 전략 수립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특히 ‘뉴스페이스 시대’라 불리는 현시점에서는 상업 우주 분야의 급격한 성장과 발전이 기존의 안보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와 협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방부는 지난 9월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40여 개국의 국방 관계자와 200여 명의 민간 우주 전문가가 참여하는 ‘제4회 우주안보 워킹그룹’ 포럼을 개최하며 이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접근을 시도했다.
‘우주안보 워킹그룹’은 국방부가 우주 안보 분야의 국제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2022년부터 서울안보대화 계기에 정례적으로 개최해 온 다자안보포럼이다. 이번 포럼은 ‘우주안보의 새로운 파트너: 상업 우주의 확장과 진화’라는 주제 아래, 각국의 상업 우주 활용 전략과 실제 사례를 공유하고 국제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윤봉희 국방정책실장(직무대리)은 개회사에서 현대전에서 우주를 ‘핵심 안보 영역’으로 규정하며, 상업 우주가 혁신적인 기술력과 빠른 발전 속도를 바탕으로 국방 우주력 발전의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역설했다. 그는 이러한 상업 우주의 부상이 ‘안보 패러다임의 전환’을 견인하는 만큼, 국제 공조 속에서 각국의 상업 우주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이어진 논의에서는 상업 우주의 전략적 활용 방안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이루어졌다. 국방대 정영진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 모니카 둘렝바 폴란드 국방부 우주기술부서장은 폴란드의 상업 우주 협력 사례를 공유하며 시범 사업의 적극적인 활용과 상호 운용성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우주군 우주시스템사령부 전투능력통합실 총괄인 민포 슈는 우주 수송 분야에서의 미국 상업 우주 활용 정책을 소개하고, 위기 시 상업 우주 동원을 위한 신뢰성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NATO 방위투자부 우주협력 담당 보르발라 토트는 NATO의 상업 우주 통합 전략과 이니셔티브를 공유하며, 동맹 우주력의 회복력과 상호 운용성 확보를 위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다양한 의견들은 향후 대한민국 국방 우주력 발전을 위한 상업 우주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구체화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최용삼 방위정책관(직무대리)은 이러한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국방부는 앞으로도 상업 우주 역량을 활용한 국방 우주력 발전을 더욱 가속화하고, 국제 사회의 우주 안보 협력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이는 변화하는 우주 안보 환경 속에서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국방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