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복숭아 수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온 짧은 유통기한 문제가 최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품종 선발 체계를 통해 해결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수확 시기별로 해외 시장에서 선호하는 복숭아 품종을 체계적으로 선발하고, 최신 선도 유지 기술을 지원하여 연중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러한 노력은 국내 육성 복숭아 품종의 세계화와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발표는 복숭아 수출 시장 확대에 있어 장벽으로 인식되어 온 ‘짧은 유통기한’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농촌진흥청의 의지를 담고 있다. 복숭아는 특성상 수확 후 품질이 빠르게 저하되어 장거리 운송에 어려움이 많았고, 이는 곧 수출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촌진흥청은 지난 2021년 조생종 ‘홍백’ 품종을 홍콩과 싱가포르에 시범 수출하여 젊은 소비자층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또한, 2023년에는 조생종 ‘금황’ 품종을 실시간 소통 판매 방식을 활용하여 유통 시간을 30시간 이내로 단축시키며 부드러운 복숭아의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는 중생종 복숭아 ‘스위트하백’과 ‘참백’의 싱가포르 시장 수출 가능성을 평가하는 등 개별 품종에 대한 해외 시장 선호도를 꾸준히 타진해 왔다.
이제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개별 품종에 대한 시장 반응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K-복숭아 수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보다 체계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조생종부터 만생종까지 해외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국내 육성 우수 품종을 연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된다. 이와 같은 품종 체계 구축을 뒷받침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청도복숭아연구소와 협력하여 이산화염소(ClO2)와 이산화탄소(CO2)를 함께 처리하는 복합 처리 기술 및 선도유지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 복합 처리 기술은 복숭아의 무름 현상을 늦추고 과육의 단단함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며,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패를 유발하는 병원균 발생을 억제함으로써 장거리 운송 중 발생하는 품질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선도 유지 기술력을 바탕으로, 농촌진흥청은 조생종(‘홍백’, ‘금황’) 및 중생종(‘스위트하백’, ‘참백’)을 넘어 만생종 우수 품종까지 발굴하여 복숭아의 제철 기간 동안 해외 시장에 고품질의 K-복숭아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5일에는 농촌진흥청 수출농업기술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기초기반과, 저장유통과, 경북도원 청도복숭아연구소, 그리고 수출단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복숭아 수출 기술 지원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협의회에서는 품종 선발부터 재배 기술, 수확 후 관리, 현장 문제 해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총력을 기울이기로 결의했다.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 수출농업기술과의 안욱현 과장은 “지금까지 복숭아 수출은 유통 기간의 제약으로 인해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으나, 이제는 선도 유지 기술을 기반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기별 품종 체계 구축과 맞춤형 기술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국내 복숭아 농가의 소득 증대와 K-농산물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