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역내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실질적인 협력 방안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 심화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안보 지형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문제들이 쌓여 있는 가운데, 한일 양국 국방장관이 10년 만에 서울에서 만나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은 현 안보 위기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안규백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대신은 최근 서울안보대화를 계기로 회담을 갖고 공동 언론발표문을 통해 향후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양 장관은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성사된 이번 일본 방위대신의 방한이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에 이루어졌음을 환영하며, 지난달 2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역내 전략 환경 변화에 따른 양국 간 전략적 소통 강화 기조를 국방 차원에서도 이어 나가기로 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양 장관은 상호 방문을 포함한 국방당국 간 정례협의를 더욱 활성화하고, 인적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예로, 오는 11월 예정된 자위대 음악축제에 한국 군악대의 참가 환영은 양국 문화 교류의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의 핵심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를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한 점이다. 더불어, 최근 심화되고 있는 북·러 군사협력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강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단순히 개별 국가의 안보 문제를 넘어,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공동의 도전에 대한 연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은 급변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양국이 안정적으로 국방 협력을 추진해 나가는 데 필수적이다. 미래지향적인 국방 협력을 위해 양 장관은 AI, 무인체계, 우주 등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상호 호혜적인 협력 가능성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은 미래 전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양국의 국방 역량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