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제도가 시행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30년간 우리 사회는 고용보험을 통해 단순히 실업 상태의 국민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일하는 모든 국민을 포괄하는 든든한 안전망으로 그 역할을 확대해왔다. 특히,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고용보험은 그 존재감을 더욱 명확히 드러내며 국민의 일자리와 삶을 지키는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권기섭은 고용보험 30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이 제도가 단순한 ‘실업보험’을 넘어 ‘고용보험’으로 발전하게 된 특별한 의미를 강조했다. 이는 실업자에게 취업 알선과 실업급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재직자의 고용 유지, 그리고 노동 시장의 변화에 필요한 다양한 직업 훈련을 제공함으로써 근로자의 생애 전반에 걸쳐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로 발전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발전 과정에는 노사정의 긴밀한 협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위기 상황마다 노사정은 머리를 맞대고 실업급여 지급 기간 연장, 재직자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직업훈련과정 신설 등 신속하고 기민한 대응책을 마련하며 국민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권기섭 위원장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내다봐야 함을 지적했다. 앞으로의 30년은 더욱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노동 시장의 변화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의 확산, 고용 형태의 다양화는 이미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출현과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는 새로운 형태의 고용 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해에는 경기 침체로 인한 고용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용보험은 앞으로도 변화하는 노동 시장 환경에 발맞춰 더욱 포용적이고 안정적인 노동 시장 구축을 위한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노사정은 기존의 지혜를 모아 고용보험 제도의 지속적인 발전과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고용보험은 다가올 미래에도 변함없이 국민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