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만 당국의 사이버보안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라 국내 조선·방산 업계가 미국의 엄격한 기준에 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섰다. 최근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한화 파워시스템 등 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 3곳이 미국 선급협회인 ABS(American Bureau of Shipping)와 손잡고 미국 선박 사이버보안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한 배경에는 이러한 시급한 과제가 놓여 있다.
이번 공동 연구는 미국 정부가 자국 항만 내 선박들의 사이버보안 취약점을 해소하고 관련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선제적 대응 성격을 띤다. 기존의 국제적인 사이버보안 규범을 넘어, 미국 항만 및 관련 인프라의 특성을 반영한 구체적인 표준 및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시스템은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한화오션은 선박 건조 및 운영 노하우를, 한화 파워시스템은 에너지 시스템 기술을 각각 보유하고 있어, 세 회사가 각자의 전문성을 결합하여 ABS와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ABS 역시 자체적인 선급 규정 및 심사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 결과의 신뢰성과 현장 적용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미국 항만 내에서 운항하는 선박들의 사이버보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향후 미국 항만 당국이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강화된 사이버보안 규제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조선 및 해운 기업들에게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선박 사이버보안 표준 정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는 선박의 안전 운항과 해운 물류 시스템의 안정성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