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첨단소재 및 부품 분야의 기술 자립이라는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산업의 기반이 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의 경우, 현재 1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기술 자립도를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화물창 분야 역시 독자적인 기술 부재로 인해 해외에 기술료를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는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비단 첨단소재·부품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래핀 상용화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특수탄소강 분야는 유럽연합(EU) 및 일본 등과의 치열한 기술 경쟁 속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기술 자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의 시동을 걸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성장전략TF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15대 프로젝트 중 핵심적인 5대 선도 프로젝트에 대한 첫 번째 추진계획을 확정, 본격적인 지원에 착수했다. 이번 추진계획에 포함된 5대 프로젝트는 ▲SiC 전력반도체 ▲LNG 화물창 ▲그래핀 ▲특수탄소강 등 국가 전략 첨단소재·부품 분야 4개와 ▲K-식품 1개 프로젝트다.
각 프로젝트별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SiC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는 소재부터 소자, 모듈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의 핵심 기술 개발을 집중 지원하고, 특화된 인재 양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LNG 화물창 국산화 실증 사업에 착수하여 독자 기술 개발 및 소재·부품 고도화를 추진하며, 2030년까지 글로벌 LNG 운반선 수주 점유율 70% 달성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했다. 그래핀 분야는 초기 단계인 사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상용화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수요-공급기업 간 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인 기술 성과 창출을 도모한다. 특수탄소강 분야에서는 차세대 기술 개발 지원과 석박사급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K-식품 분야는 이미 9년 연속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경신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으며, 수출 거점 재외공관 지정 및 공동물류센터 확대 등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5대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나머지 10개 초혁신경제 선도 프로젝트 역시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별 기업 중심의 민관추진단을 구성하여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재정·세제·금융·규제 등 다각적인 지원 패키지를 통해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첨단소재·부품 국산화라는 난제를 해결하고, K-붐업을 넘어 진정한 ‘초혁신’ 경제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