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조선시대 조운선 ‘마도4호선’ 발굴 1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조사 및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오는 9월 12일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마도4호선의 발굴 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기획전과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마도4호선이 지닌 고고학적, 해양학적, 미술사적 가치를 공유하고, 현재까지 출토된 140여 점의 유물을 공개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마도4호선은 태안 마도 해역에서 네 번째로 발견된 고선박이자, 수중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조선시대 선박이라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5년 첫 발굴 당시 선체는 현장에 보존된 채 다량의 곡물, 분청사기, 지역 특산물 등 당시 국가 재정을 뒷받침하던 세곡과 공물이 함께 출토되었다. 특히,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라는 출항지와 목적지를 명시한 목간과 ‘백미십오두(白米十五斗)’, ‘맥삼두(麥三斗)’와 같은 구체적인 곡물 정보가 담긴 목간이 발견되어, 이 배가 나주에서 출발해 당시 수도인 한양의 광흥창으로 세곡과 공물을 운반하던 조운선이었음을 명확히 밝혀냈다.
첫 발굴 이후 10년 만인 올해 4월,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마도4호선 선체 인양을 위한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시작했다. 총 14차수에 걸친 발굴을 통해 인양된 선체 조각들은 현재 국립태안해양유물전시관에서 보존처리 중에 있으며, 선체 인양 후에는 주변 해역에 대한 추가 조사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특별기획전 「바다를 달리던 나라의 배, 마도4호선」은 9월 12일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2026년 2월 22일까지 164일간 태안해양유물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제1부에서는 2015년 수중발굴조사 현장의 기록물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제2부에서는 마도4호선에 실렸던 나라의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유물들을 통해 조선시대 조운선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회화작품과 모형 배를 통해 당시의 해상 운송 시스템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제3부에서는 국가 주도로 규격과 문양이 정해져 제작된 마도4호선의 분청사기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별기획전 개막 후인 오후 1시부터는 「조선시대 조운선 마도4호선 조사·연구의 성과와 전망」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 학술대회에서는 조선시대 조운제도의 역사적 변천, 마도해역 난파선 구조 분석, 마도4호선 출수 분청사기의 의의, 석재유물 연구, 조선시대 해난사고 현황, 그리고 베트남 수중고고학까지 총 6개의 주제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발표 이후에는 성낙준 전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장을 좌장으로 하여 발표자와 토론자들이 함께 마도4호선에 대한 조사·연구 성과와 향후 전망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을 나눌 계획이다. 학술대회는 현장 등록 후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이번 특별기획전과 학술대회를 통해 마도4호선이 지닌 역사·문화적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선체 인양을 포함한 지속적인 연구와 보존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