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상 모형(디지털 트윈)’ 기술 확보가 본격화된다. 이는 곧 핵융합 에너지 조기 실현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 관련 신산업 창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의 핵융합 연구는 복잡하고 거대한 실험 장비의 물리적 특성과 운영 과정에서의 변수들을 예측하고 제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ITER와 같이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핵융합로의 경우, 실제 장비를 운용하며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운영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동반한다. 특히, 핵융합 반응의 불안정성과 장비의 복잡성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디지털 공간에서 완벽하게 구현하는 ‘가상 모형(디지털 트윈)’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이 기술은 물리적인 ITER를 그대로 복제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여, 실제 실험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핵융합로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즉, 복잡한 핵융합로를 가상 공간에서 ‘실험’함으로써 실제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확보된 가상 핵융합로 기술은 향후 민간 기업에도 제공될 예정이다. 이는 민간 부문에서의 핵융합 기술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이 가상 모형을 활용하여 자체적인 핵융합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혁신적인 핵융합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노력은 핵융합 에너지가 단순한 연구 단계를 넘어 상용화 단계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