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한-칠레 정책기획협의회가 9.10(수) 서울에서 개최된 사실은 두 나라가 직면한 국제 정세의 복잡성과 이에 대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특히 지난 2015년 11월 제3차 회의 이후 무려 10년 만에 재개되었다는 점은, 그동안 양국이 외교 전략 및 정책 기획 분야에서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지 못했던 배경과 함께, 현재의 국제 질서 재편 움직임 속에서 이러한 협력의 시급성이 더욱 커졌음을 방증한다.
이성환 외교전략기획국장과 안드레스 비야르 칠레 외교부 전략기획국장을 수석대표로 하여 진행된 이번 협의회에서는 먼저 각국의 외교정책 방향과 정책기획 프로세스에 대한 심도 깊은 공유가 이루어졌다. 이는 두 나라가 현재 국제 사회에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더 나아가 인도-태평양, 중남미 등 주요 지역 정세와 현재 국제 정세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글로벌 이슈가 개별 국가의 외교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공동의 시각을 형성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또한, 북극·남극 이슈와 과학 기술·환경 등 미래 세대와 직결된 글로벌 이슈에 대한 논의 역시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양국 간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정책기획협의회에 이어 진행된 민간 전문가 1.5트랙 간담회는 이러한 정책적 논의를 더욱 구체화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민간 전문가 3인이 초청된 이 간담회에서는 양국 간 상·다자 협력, 경제 협력, 그리고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이는 정부 차원의 외교 전략 논의가 실제 경제적 성과와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민간 부문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 수렴이 필수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론적으로, 10년 만에 재개된 이번 제4차 한-칠레 정책기획협의회는 현 지정학적 대전환기를 맞아 양국이 외교 전략 및 정책 공유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책기획협의회를 통해 양국 간 외교 전략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나갈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이러한 협력 채널이 단순히 외교적 절차를 넘어 실제적인 문제 해결과 미래 협력 강화를 위한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