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나 뇌로 가는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되는 심뇌혈관질환은 한 번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회복 이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무서운 질병이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주요 위험인자를 복수로 보유한 ‘고위험군’은 일반인에 비해 질환 발생 가능성이 현저히 높기에, 이러한 위협에 대한 조기 인지와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9월,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심뇌혈관질환 고위험군이 직면한 주요 질환별 관리법과 응급 상황 발생 시 효과적인 대처 요령을 상세히 공개하며, 국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는 성별, 나이, 가족력과 같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교정 불가능한 위험인자’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흡연 등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개선 가능한 ‘교정 가능한 위험인자’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중년 이후 이러한 교정 가능한 위험인자를 세 가지 이상 가진 경우, 10년 내 심근경색증, 협심증, 뇌졸중과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15% 이상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이들 위험인자를 적절하고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심뇌혈관 건강을 지키는 핵심 열쇠가 된다.
이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았거나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은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 그리고 정기적인 검진을 병행해야 한다.
고혈압의 경우, 지속적인 혈압 상승은 동맥경화를 가속화시켜 뇌경색, 뇌출혈, 심근경색증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간과하기 쉽지만, 고혈압은 심장, 뇌, 콩팥, 눈 등 주요 장기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히므로 조기 파악과 적극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수축기 혈압 130~139 mmHg 또는 이완기 혈압 80~89 mmHg에 해당하는 ‘고혈압 전단계’ 뿐만 아니라, 비만, 흡연, 음주, 짜게 먹는 식습관, 스트레스, 운동 부족, 65세 이상 고령, 폐경 후 여성, 그리고 당뇨병, 심뇌혈관질환, 만성콩팥병 등 기저질환자는 고혈압 발생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고혈압 약물치료는 증상이 없더라도 반드시 지속해야 하며, 스스로 약 복용을 중단할 경우 혈압이 다시 상승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 측면에서는 하루 소금 섭취량을 6g 이하로 줄이는 저염식, 채소, 과일, 생선 위주로 지방 섭취를 줄이는 DASH 식단 실천이 권장된다. 또한 체질량지수(BMI)를 25 kg/m2 미만으로 유지하고, 주 5회 이상 30~60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 근력운동을 병행하며 금연과 절주를 실천해야 한다. 계절별 혈압 변동에도 주의를 기울여 여름철 폭염 시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 겨울철 한파 시에는 체온 유지와 실내 운동에 신경 써야 한다.
당뇨병은 혈액 내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서 혈관을 손상시키고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혈전 생성을 촉진, 뇌졸중 및 심근경색증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동맥경화성 관상동맥질환 및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4배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공복혈당 100~125 mg/dL 또는 당화혈색소 5.7~6.4%의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거나, 45세 이상, 비만, 당뇨병 가족력,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 치료 역시 혈당 조절을 통한 합병증 예방을 목표로 하며, 약물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식사, 잡곡·채소·해조류 등 식이섬유 풍부 식품 섭취, 탄수화물 섭취 조절, 금연, 절주, 체중 관리, 꾸준한 운동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내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높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상태를 말하며,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결국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 고혈압, 당뇨병, 비만, 흡연, 대사증후군 등 동반 질환이나 가족력,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 등은 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을 높인다. 총 콜레스테롤 240 mg/dL 이상, LDL 콜레스테롤 160 mg/dL 이상, HDL 콜레스테롤 40 mg/dL 미만, 중성지방 200 mg/dL 이상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진단 기준에 부합한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역시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필요 시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꾸준한 지질 수치 검사와 의사의 지시에 따른 약물 복용이 중요하다. 식습관 개선으로는 총 지방 섭취를 줄이고 포화지방산, 콜레스테롤, 트랜스지방 섭취를 제한하며,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는 생존율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뇌졸중의 조기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얼굴, 팔, 다리 마비, 언어 장애, 시야 장애, 심한 두통 등이 있으며, 심근경색증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 압박감, 턱, 목, 어깨, 팔 등으로 퍼지는 통증, 식은땀, 의식 혼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의심될 경우, 즉시 119에 신고하고 급성기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한다. 환자 스스로 운전하거나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증상 시작 시간, 기저질환, 복용약 정보를 119에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의식을 잃은 경우에는 즉시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고 심폐소생술(CPR) 및 자동심장충격기(AED)를 활용해야 한다.
심뇌혈관질환은 뚜렷한 증상 없이 서서히 위험이 축적되는 질환이지만, 위험인자를 조기에 파악하고 건강한 식습관, 꾸준한 운동, 적절한 약물치료, 그리고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을 실천한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 특히 고위험군은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받고, 기저질환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며 의료진과 긴밀하게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건강한 실천이 내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