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개최 예정인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세안+3(APT)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고위관리회의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다. 이동기 외교부 아세안국장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역내 협력 증진을 위한 논의의 장이었으나, 이 자리가 마련된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세안+3는 1997년 금융위기라는 역내 경제적 어려움을 계기로 출범한 협력체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일본, 중국이 참여하여 경제 등 20여 개 분야에서 기능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동아시아정상회의(EAS)는 2005년 출범하여 아세안 10개국을 포함한 18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전략적 협의체이다. 이러한 협력체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역내 경제 활성화와 복원력 증진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동기 국장은 우리 신정부가 아세안 중심 외교 기조를 견지하며 ‘아세안 공동체 비전 2045’를 지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며, 공동의 이익 실현과 아세안 메커니즘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이는 아세안 공동체 비전 2045가 향후 20년간 아세안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장기 전략문서로서, ‘회복력 있는, 혁신적, 역동적, 사람 중심의 아세안’ 공동체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협력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아세안+3 고위관리회의에서는 역내 경제 활성화 및 복원력 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로 디지털 전환, 스타트업 육성, 숙련 노동인력 양성 분야를 제시하며 한국의 기여와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이들 분야에서의 역내 격차와 협력 부족이 경제 전반의 활력을 저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10월에 개최될 제20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EAS 20주년 쿠알라룸푸르 선언」 등 의미 있는 결과물 채택을 통해 EAS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미얀마, 남중국해 등 역내 주요 현안에 대한 전략적 소통과 공동 대응 의지를 결집하자는 기대도 표명되었다. 이는 역내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다양한 도전 과제들이 상존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협력 메커니즘이 절실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동기 국장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해왔으며, 앞으로도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할 것임을 강조하며 아세안 및 EAS 회원국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는 한반도 평화라는 거대한 ‘문제’ 해결에 있어 역내 국가들의 협력과 지지가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이번 고위관리회의에서의 논의 결과는 오는 10월 개최될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참여국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역내 평화와 번영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