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물원의 역사는 1909년 창경원동물원에서 시작되었으나, 최근 환경 파괴로 인한 멸종위기 동물 증가와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 변화는 동물원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동물원의 혁신을 선도하는 곳으로 ‘청주동물원’이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2024년 5월 10일, 환경부로부터 ‘제1호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받으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거점동물원’ 제도는 2023년 12월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도입된 제도로, 동물원 허가제와 함께 시행된다.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된 기관은 동물원의 역량 강화 교육 및 홍보, 동물 질병 및 안전관리 지원, 종 보전 및 증식 과정 운영 등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이에 필요한 예산을 국가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이는 단순한 동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야생동물 보호와 보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동물원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청주동물원은 이러한 거점동물원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위해 이미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먼저, 환경부 ‘생물자원보전시설 설치사업’을 통해 사자를 위한 넓고 자연 친화적인 ‘야생동물 보호시설’을 구축했다. 이곳은 시야가 넓은 초원을 선호하는 사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나무와 풀이 가득하며, 기존보다 훨씬 넓은 공간을 제공하여 사자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사고로 인해 조난되었으나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동물들을 위한 ‘토종동물 구조보호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자연에서의 생존이 어려운 동물들에게 또 다른 삶의 터전을 제공하며, 이들의 안정적인 구조와 보호에 힘쓰고 있다.
더불어, ‘생태계 교란종 거북 5종’을 보호하는 공간도 운영 중이다.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되어 야생에서 살 수 없는 이 거북이들을 청주동물원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으며, 이는 외래종 유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생태계 보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청주동물원의 혁신적인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람 전시관’은 동물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체험을 제공하며, 관람객들에게 동물의 입장을 역지사지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동물원 방문객들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청주동물원은 동물들의 삶을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 ‘추모관’을 마련했다. 이곳은 동물들이 떠나는 과정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공간으로, “인간의 목적을 위해 혹은 동물을 위한다 해도 동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채로 야생동물을 잡아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동물들에게 늘 빚진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는 동물에 대한 깊은 책임감과 윤리적 성찰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청주동물원은 장애인, 임산부, 65세 이상 고령자 등을 위한 모노레일 운영, 2023년 열린 관광지 선정 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동물원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청주동물원은 동물 복지와 보전을 위한 끊임없는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으며, ‘제1호 거점동물원’으로서 앞으로 만들어갈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