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심화되는 기후 위기와 예측 불가능한 재난 상황 속에서, 한국의 고유한 생물다양성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한 근본적인 시스템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생물다양성 회복의 씨앗이라 할 수 있는 자생식물 종자의 안전한 보존 및 관리 체계가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과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자생식물 보전과 활용 증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종자 보존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번 업무협약은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자생식물의 체계적인 보존과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중대한 목표를 공유하며 추진된다. 양 기관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종자 보전 △자생식물 및 종자 교류와 활용 증대 △야생식물종자 연구 방법 표준화 및 공동연구 △연구 장비, 시설, 인력의 공동 활용 등 다각적인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특히, 종자의 주기적인 교환과 기탁을 통해 종자의 안전한 분산 보존을 정례화함으로써, 예상치 못한 재난 발생 시에도 보존된 종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현재 국립생물자원관은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한라장구채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55종을 포함하여, 국가생물종목록에 등재된 관속식물 4,660종 중 약 60%에 해당하는 2,653종 2만 6,033점의 종자를 전국 각지에서 수집하여 보존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내 생물산업 활성화와 야생생물 소재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식물 종자를 필요로 하는 기관에 무상으로 분양하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분양 희망 기관은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야생생물소재은행 누리집(http://species.nibr.go.kr/nibrbiobank/) 또는 전화(032-590-7500) 상담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기후 위기와 재난에 대비하여 자생식물 종자를 안전하게 확보하고 보존하는 것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이라며, “이번 양 기관의 협력을 통해 필요시 신속하게 보급할 수 있는 체계를 더욱 강화하여,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생물 다양성의 명맥을 잇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은 위협받는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미래를 대비하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