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앞에 섰을 때 느껴지는 낯선 감각은 무엇인가. 이는 단순히 대상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대상을 인식하고 경험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1970년대 ST(Space and Time, 전위적 개념미술) 그룹 활동을 시작으로 극사실 회화, 서체 회화, 구상적 이미지 등 다층적인 탐구를 이어온 작가 김홍주의 개인전은 이러한 회화의 본질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장이 되고 있다. 그의 작업 궤적은 단순히 양식의 변화를 넘어, 시대마다 다른 언어로 회화가 성립할 수 있는 근본적인 기반을 실험해온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번 ‘김홍주 개인전’은 작가의 오랜 탐구 과정을 조망하며 최근 신작과 과거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일반적으로 회화는 ‘무엇을 그렸는가’ 혹은 ‘무엇처럼 보이는가’와 같은 질문을 동반한다. 그러나 김홍주의 회화는 특정 대상을 하나의 의미로 고정시키기보다, ‘발생→조건→체험→지각’이라는 네 가지 단계를 순환하며 고유한 감각적 경험을 유도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무제’ 세 점은 겉보기에는 조각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작가의 관점이 응축된 하나의 독자적인 표현 방식이다. 그는 버려진 사물을 캔버스의 토대로 삼고, 그 위에 회화적 언어를 덧입히거나 물감을 흩뿌리는 방식으로 작업을 완성했다. 이러한 과정은 ‘무엇을 그렸는가’라는 질문 대신, ‘그 앞에 선 감각이 어떻게 낯설어질 수 있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의 독서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독서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개최해왔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책으로 새로고침’이라는 주제 아래, 책을 통해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성장의 계기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독서문화 진흥에 앞장서는 지방자치단체를 ‘책의 도시’로 선정하여 함께하는 이번 행사는, 올해 경기 김포시가 선정되어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김포한강중앙공원, 라베니체 수변, 장기도서관 등 시 전역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펼쳐진다. 북토크, 시민 독서감상문 수상작 전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독서캠프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어 9월 26일부터 28일까지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독서는 여행, 북클럽은 동행’이라는 주제로 ‘책읽는 대한민국’ 행사가 개최된다. 이는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24~2028)의 핵심 목표인 ‘비독자의 독자 전환’과 ‘국민 독서율 제고’를 실천하기 위한 국민 참여형 대규모 독서문화 행사다. 독서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잠재 독자들의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야외 서재, 꽃 책갈피 만들기 체험, 그림책 작가와의 북토크 등 풍성한 즐길거리가 준비되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문화 행사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10년 차 예술가로 성장한 전이수의 개인전 ‘소중한 사람에게’는 오는 10월 12일까지 부산 동구 문화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물질-실천’ 전시는 11월 23일까지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열린다. 버려진 자원을 예술로 승화하거나 자연과 협업한 작업, 물질과 정보를 동등하게 다루는 실험적 시도 등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환경 문제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낸다. 수원시립미술관에서는 11월 30일까지 야외 프로젝트 ‘나난: 투명한 정원’을 선보이며,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 라면 ‘삼양라면’의 고장인 강원 원주는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상지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원주라면페스타’를 개최한다. 국내 대표 라면 브랜드와 지역 상인 등 30여 개 부스가 참여하여 시식과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라면을 주제로 한 즐길거리와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인다. 경남 남해군 독일마을에서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독일마을 맥주축제’를 개최한다. ‘BEER-LOG, 비어밤(맥주에 담긴 나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수제맥주 제조자와 남해대학 학생들이 펼치는 수제맥주 경연대회도 관전 포인트다.
한편, 9월 19일부터 28일까지 예술공간 혜화에서는 ‘달빛여행’이 공연된다. 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모인 각기 다른 사연의 인물들을 통해 인간이 절망 속에서도 다시 살아갈 수 있는지,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1월 2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블랙에서는 호주 극작가 수지 밀러의 여성 1인극 ‘프리마 파시’가 무대에 오른다. 법정에서 승소만을 좇던 변호사가 성범죄 피해자가 되어 법 체제와 맞서 싸우는 782일간의 고독한 여정을 그린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10월 25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 전설적인 팝 그룹 아바(ABBA)의 히트곡으로 꾸며진 이 작품은 결혼을 앞둔 딸이 엄마의 과거 연애사를 추적하며 세 명의 ‘아빠 후보’를 불러내 진짜 아빠를 찾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9월 25일 개봉하는 ‘마다가스카르 뮤직’은 태어나 처음으로 음악을 만나는 마다가스카르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진가 신미식과 작곡가 장태화, 음악 봉사단이 아이들에게 우쿨렐레와 합창을 가르치며 작은 멜로디 속에서 웃음과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10월 1일 개봉하는 ‘그저 사고였을 뿐’은 제78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과거 정치범으로 수감되었던 남자가 자신을 지옥으로 몰아넣었던 인물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