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위험 환경에서 사용되는 방폭기기 수출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에 따른 인증 관련 비용과 기간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가스, 증기, 분진 등 폭발 위험이 있는 환경에서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폭 기술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산업 안전 강화 차원에서 강제 인증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분야다. 특히 미국은 자국 직업안전보건청(OSHA)이 인정한 시험소(NRTL)의 인증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는 오랜 기간 높은 인증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첨단 산업 시설이 미국 및 북미 지역에서 대규모로 신·증설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북미 방폭기기 시장은 2024년 약 2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방폭기기 NRTL 인증 수요 또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은 인증 시험을 전적으로 해외 시험기관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건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막대한 시험·인증 비용과 더불어 장기간의 대기 및 물류 비용 부담이 기업들에게 지속적인 애로사항으로 남아 있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국내 방폭기기 수출 기업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북미 수출용 방폭기기 시험을 국내에서 직접 진행할 수 있는 시험 인프라 구축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으며,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북미 방폭기기 시험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 시험 서비스 개시는 방폭기기 수출 기업들에게 30% 이상의 시험 비용 절감 효과와 함께 최대 9개월에 달하는 인증 시험 소요 기간 단축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표원 적합성정책국장 전응길은 “수출 기업들이 겪는 해외 인증의 부담을 덜고, 신속하게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국내에서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수출 기업들이 겪는 해외 인증 관련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해소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내 시험 인프라 구축은 방폭기기 수출 기업들이 북미 시장 진출의 걸림돌이었던 인증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