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지역이 헴프(Hemp) 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메가샌드박스’의 첫 번째 모델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향정신성 성분(THC) 함량이 0.3% 미만인 헴프가 미용, 의료, 식품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에 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와 국민 인식이라는 난관에 부딪혀 성장이 더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9월 12일 군산 라마다호텔에서 전북특별자치도, 전북대학교, 원광대학교, 전북연구원, ㈜유한건강생활 등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바이오 실증단지 플랫폼 구축 전략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개청 12주년을 맞아 국정과제인 글로벌 메가샌드박스 추진 방향을 구체화하고, 헴프 산업을 새만금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토론회에서 전북연구원 하의현 연구위원은 헴프 산업 육성의 핵심 과제로 ‘수출전용 특구 모델’을 제안했다. 이 모델은 헴프 규제와 국민 인식 문제를 고려하여 새만금의 고립된 환경을 활용, 재배부터 연구, 가공, 수출까지 전 과정이 원스톱으로 지원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새만금의 산업단지, 농생명용지, 항만 등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면, 외부와는 격리되지만 내부에서는 기업 활동이 자유로운 ‘글로벌 메가샌드박스’의 실질적인 첫 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아가 정부, 대학, 연구기관의 협력을 통해 전북의 첨단 바이오산업과 연계한 섬유, 식품 등 다양한 산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했다.
토론에 참여한 원광대학교 김성철 한의과대학장, ㈜유한건강생활 박현제 소장 등 전문가들 역시 새만금이 헴프 산업의 수출 전진기지로 최적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유한건강생활 등 기업들은 일부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인공지능(AI) 및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철저한 이력 관리와 반출입 통제 시스템을 통해 헴프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헴프 산업 후발 주자이지만 우수한 기술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기에, 세계 시장 선점을 목표로 새만금에 헴프 수출전용 특구를 조속히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전북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정세영 석좌교수는 산학관연 정책 네트워크 구축, 제조공정 품질안전기준 충족 설비(GMP 등) 지원, 헴프 기반 바이오산업 확장 등 핵심 의제들이 활발히 논의된 점을 성과로 꼽았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 역시 이번 토론회를 통해 헴프 산업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재확인했으며, 앞으로 헴프 산업이 국정과제인 글로벌 메가샌드박스 1호 산업으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전북특별자치도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헴프 산업을 새만금과 대한민국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패키지 지원은 물론,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없도록 과감한 규제 특례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