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배추 수급 불안정 문제는 소비자와 농가 모두에게 큰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예측 가능한 공급 불안정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배추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장기 저장 기술 개발에 나섰다. 과거에는 몇 달만 지나도 신선도를 잃기 쉬웠던 봄배추를 최대 90일까지 품질 저하 없이 저장할 수 있는 능동형 시에이(CA) 저장고와 엠에이(MA) 저장 기술이 그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이미 현장 실증을 통해 이러한 장기 저장 기술의 효과를 입증했다. 보은거점산지유통센터에 설치된 능동형 시에이 저장고에는 지난 6월 4일 봄배추 90톤이 입고되었으며, 9월 11일 진행된 현장 평가회에서는 3개월간의 저장 후에도 초기 품질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일반 저온 저장 시 90일이 지나면 상당한 품질 저하를 보이는 반면, 시에이 저장고를 이용할 경우 90일이 지나도 중량 감소율이 2.65%에 불과하여 조직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이는 저온 저장 방식의 14.2% 중량 감소율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우수한 결과이다. 이러한 기술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되었으나 국내에는 보급 초기 단계에 있는 시에이 저장고의 성공적인 현장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불어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이천 정부 비축기지를 포함한 5곳에서 봄배추 177톤을 대상으로 엠에이 필름 포장과 저온 저장을 결합한 엠에이 묶음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 6월 12일부터 9월 5일까지 약 3개월간 저장된 결과, 엠에이 묶음 기술은 2.9%의 낮은 중량 감소율을 기록하며 저온 저장(6.9%) 대비 수분 손실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신선도 유지에 기여했다. 이 기술을 통해 기존 40일이던 봄배추 저장 기간을 80~90일까지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9월 16일 이천 정부 비축기지에서 현장 평가회를 개최하여 엠에이 저장 기술을 소개하고, 배추의 초기 상태와 품질 관리 수준에 따른 최적의 저장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봄배추 장기 저장 기술이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변동과 공급 불안정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비축 물량 공급을 가능하게 하여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재용 과장은 여름철 배추 수급 안정을 위해 저장 기술뿐만 아니라 품종, 기계, 방제, 재배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으며, 임종국 과장은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산지거점유통센터 등 관계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장기 저장 기술의 조속한 보급 및 수급 안정화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