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미량의 온실가스인 육불화황(SF6)의 관측 역량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한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기후 변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온실가스의 정확한 측정과 관리를 통해 지구 온난화라는 심각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특히, 육불화황은 이산화탄소보다 무려 24,300배 높은 지구온난화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 미량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기상청은 지난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제주도 국립기상과학원에서 ‘제9차 육불화황 세계표준센터 교육훈련과정’을 개최했다. 이 과정은 세계기상기구(WMO) 지구대기감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8개국(바베이도스, 인도, 인도네시아, 모로코, 네팔, 뉴질랜드, 필리핀, 케냐)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원은 2012년부터 전 세계 유일의 ‘세계기상기구 육불화황 세계표준센터’로서, 육불화황 분석법 개발, 교육훈련 과정 운영, 국제 비교 실험 등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왔다. 2014년 첫 교육과정 개최 이후 현재까지 총 8회에 걸쳐 18개국이 이 교육에 참여하며 온실가스 관측 역량을 키워왔다.
이번 교육훈련과정은 단순히 육불화황에 국한되지 않고,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주요 온실가스 관측 전반에 대한 이론과 실습, 그리고 현장 학습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인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었다. 세계기상기구 지구대기감시 전문가 4명이 직접 참여하여 각 온실가스 관측 장비의 원리, 장비 운영 및 검교정 방법, 표준가스 사용법, 그리고 수집된 자료 처리 방법에 대한 상세한 교육을 제공했다. 더불어, 세계기상기구 지구대기감시 프로그램의 체계와 역할, 그리고 세계자료센터의 온실가스 자료 수집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교육생들은 국립기상과학원 육불화황 세계표준센터 실험실에서 육불화황을 포함한 주요 온실가스들의 관측 장비 운영, 표준가스를 이용한 교정 절차, 그리고 자료 처리 과정 등을 직접 실습하며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했다. 또한, 제주 고산 지구대기감시소를 방문하여 실제 온실가스 관측 현장을 견학하며 에어로졸, 대기복사, 자외선, 오존 등 다양한 지구대기감시 분야의 기술이 어떻게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지 직접 살펴보는 기회도 가졌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이번 교육훈련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기상청의 육불화황 세계표준센터는 육불화황을 비롯한 온실가스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생산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이 교육훈련 과정을 통해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관측 역량을 한층 높이고, 나아가 기후 위기 대응에 필수적인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관측 자료를 생산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한국이 국제 사회의 기후 변화 대응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관련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