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자인권 출원자 3명 중 1명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나, 25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성의 디자인 출원 비중이 5배 가까이 증가하며 산업 전반의 다양성과 창의성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특허청의 자료에 따르면, 1999년 7.6%에 불과했던 여성 디자인 출원 비중은 2024년 35.4%까지 급등했으며, 2025년 상반기에도 이와 동일한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25년 전 대비 약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특허·실용신안(5.2% → 20.7%)과 상표(14.3% → 38.0%) 분야에서도 여성 출원 비중이 증가했지만, 증가율 면에서는 디자인 분야가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반적인 개인 출원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여성 출원은 꾸준히 상승 흐름을 유지하며 디자인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령별 출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남성 디자인 출원인의 경우 50대의 비중이 가장 높은 반면, 여성은 30대 이하가 과반(50.6%, 2025년 6월 기준)을 차지하며 젊은 층의 압도적인 비중을 보여주었다. 이는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물품 분야에서 여성의 강세를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품 분류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남성과 여성 모두 의류 및 패션잡화(제2류) 분야에서의 출원이 가장 많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하지만 남성은 가구(제6류) 및 건축 유닛, 건설 자재(제25류) 등 전통 제조업 기반 물품에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여성은 문구류(제19류), 장식용품(제11류)과 같이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과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는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식품(제1류)과 문구류(제19류) 등 특정 분야에서는 2022년부터 여성 출원이 남성을 앞지르기 시작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각각 63.9%와 51.3%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이러한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품목 선호의 차원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시장 환경 변화와 깊이 맞닿아 있다. 온라인 쇼핑이 주요 구매 채널로 확고히 자리 잡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정보 소통 및 확산의 핵심 공간으로 기능하면서, 유행에 민감하고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여성 창작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시장에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에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확산까지 더해지면서, 제작 및 판매 진입 장벽이 낮고 트렌드 반영 주기가 짧은 물품 분야에서 여성 창작자들의 활동 기반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특허청 이춘무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디자인은 트렌드 변화가 가장 빨리 반영되는 지식재산 영역”이라며, “여성 창작자의 활발한 참여는 산업 전반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나이와 성별을 넘어 모든 출원인의 창의적인 활동이 산업 전반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과 맞춤형 정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