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된 기록물 ‘단원고 4.16 아카이브’가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에 도전한다. 이는 사회적 재난이라는 비극적인 사건 속에서 희생자들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들이 겪었던 고통과 회복의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8월 25일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기록물을 2026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 신청 대상으로 확정하고, 지난 12일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위원회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등재 여부는 내년 6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MOWCAP) 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단원고 4.16 아카이브’는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생전 일상과 사고 이후 국민들의 추모 활동, 그리고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회복 노력에 대한 방대한 기록물이다.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는 이 기록물이 민간의 시각에서 사회적 재난의 실상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으며, 기록 과정 자체가 재난으로 인한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단순한 사건 기록을 넘어, 재난을 경험한 공동체의 치유와 성찰을 담는 중요한 자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한편, 이번 등재 신청 대상에는 ‘단원고 4.16 아카이브’와 더불어 한반도 전통 조리 지식이 담긴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도 포함되었다. ‘수운잡방’은 민간에서 쓰인 최초의 조리서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보물로 지정되었으며, ‘음식디미방’은 양반가 여성이 쓴 현전하는 가장 오래되고 온전한 형태의 한글 조리서로서 여성이 지식 전승에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물이다.
이번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한 두 기록물은 내년 6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총회(MOWCAP)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국내 기록물로는 한국의 편액, 만인의 청원 만인소, 조선왕조 궁중현판, 삼국유사, 내방가사, 태안유류피해극복기록물 등 6건이 이미 등재되어 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우수한 기록유산을 발굴하고 세계기록유산으로의 등재를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나라의 풍부한 기록문화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 ‘단원고 4.16 아카이브’의 아태 지역기록유산 등재 추진은 사회적 재난의 아픔을 기억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기록유산으로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