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약재로 널리 사용되는 백강잠의 수입 의존도가 심각한 상황이다. 품질이 일정하지 않고 생산 이력 추적이 어려우며 유효 성분의 신뢰도까지 떨어지는 문제로 인해 국산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백강잠은 뇌졸중 증상 완화, 해열, 항염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은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관리에 큰 어려움을 야기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국산화 기술 기반 구축에 나섰다. 농촌진흥청은 백강잠 생산에 최적인 누에 품종으로 ‘도담누에’를 선정했다. 도담누에를 활용했을 때 백강잠 생산량이 1.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누에에 감염이 잘 되고 포자 생산성이 우수한 국산 백강균 균주 4종을 새롭게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감염, 굳힘, 건조 등 백강잠 생산 전 과정을 표준화하여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대량생산 기술 체계를 확립했다. 이 기술은 누에 사육 농가에서도 직접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실용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한림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백강잠에서 기능성 성분을 효과적으로 추출하는 ‘효소 분해 추출 기술’도 개발했다. 이 추출물을 이용한 동물 실험 결과, 면역력 증강 효과는 15% 증가했으며 뇌전증으로 인한 발작 증상은 42% 감소하는 등 뇌전증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염증 억제와 뇌 손상 회복 반응에서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백강잠 생산 기술을 현장 실증 연구 및 시범 사업으로 농가에 보급하고, 뇌전증 증상 완화에 미치는 과학적 원리와 기능성 물질을 밝혀 고부가가치 식품 및 의약품 원료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는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곤충 자원의 산업화 기반을 확대하여 자원 주권 확보와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