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공단)이 추락, 끼임, 질식 사고 등 4대 고위험 업종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한다. 과거 예측이나 사후 분석에 머물렀던 산업재해 예방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위험성이 높은 사업장 2천 개소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집중 관리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레드(RED) 2000’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기존의 산업재해 예방 정책은 현장의 다양한 위험 요소를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의 추락, 제조 공정에서의 끼임, 밀폐 공간에서의 질식 사고 등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언어 및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안전 교육 및 정보 접근성이 낮아 사고 위험에 더 취약한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단은 AI와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총동원했다.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하여 기존에는 발견하기 어려웠던 미묘한 위험 신호들을 감지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공단은 사고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장 2천 개소를 ‘레드(RED) 2000’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레드(RED) 2000’ 사업장들은 9월 15일부터 10월 말까지 단기간 집중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공단은 이 기간 동안 AI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사업장들에 대한 선제적인 지도와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AI 분석을 통해 특정 기계 설비의 노후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해당 설비에 대한 집중적인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높은 사업장에는 맞춤형 안전 교육 자료와 통역 지원을 제공하는 등의 구체적인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집중 관리는 단순히 규제 집행을 넘어, 사업장 스스로 안전 문화를 강화하고 잠재적 위험 요소를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번 AI 기반의 위험 사업장 집중 관리 시스템은 산업재해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모든 근로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레드(RED) 2000’ 사업장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경험은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산업재해 예방 시스템의 고도화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인 ‘모든 노동자가 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하다 퇴근하는 사회’를 실현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