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정책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내 정보통신산업(ICT)이 8월 수출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103.4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1% 증가한 228.7억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한 결과다. 이러한 성과는 특히 반도체 분야의 폭발적인 수출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이번 8월 ICT 수출 실적을 견인한 핵심 동력은 단연 반도체였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7.0% 증가한 151.1억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2025년 8월 기준 역대 반도체 수출 순위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메모리 반도체의 고정 가격 상승세와 더불어 AI 서버 등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고부가가치 메모리(DDR5, HBM 등)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D램 8Gb의 단가는 5월 2.1달러에서 8월 5.7달러로, 낸드 128Gb의 단가는 5월 2.9달러에서 7월 3.4달러로 상승하며 이러한 추세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모든 ICT 품목이 호황을 누린 것은 아니었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TV, 모니터, 모바일 등 전방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한 18.2억 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LCD 수출은 2.7억 달러로 26.0% 감소했으며, OLED 역시 13.5억 달러로 4.9% 감소하며 전체 수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휴대폰 수출 역시 완제품 신제품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부분품 수출 둔화로 인해 13.3억 달러로 15.4% 감소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또한 보조기억장치(SSD)의 전년도 수출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로 13.4억 달러로 16.6%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수출 증감은 지역별 동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만으로의 수출은 360억 달러로 무려 65.6% 급증하며 ICT 수출의 최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는 주로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베트남 역시 386억 달러로 18.0% 증가했으며, 유럽연합(130억 달러, 8.2%↑), 일본(33억 달러, 3.9%↑), 중국(홍콩 포함, 834억 달러, 0.3%↑) 등 주요 시장에서도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미국으로는 233억 달러로 9.9% 감소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8월 ICT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한 125.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반도체(65.7억 달러, 4.7%↑), 휴대폰(5.8억 달러, 20.2%↑), 컴퓨터 및 주변기기(12.9억 달러, 31.1%↑)의 수입 증가에 기인한다. 특히 AI 수요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용 GPU와 중대형 컴퓨터 수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만(219억 달러, 2.9%↑), 베트남(144억 달러, 17.8%↑)에서의 수입이 증가한 반면, 중국(홍콩 포함, 350억 달러, 19.7%↓), 일본(100억 달러, 14.2%↓), 미국(68억 달러, 4.4%↓)에서의 수입은 감소했다.
결론적으로, 2025년 8월 정보통신산업은 반도체 분야의 압도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역대급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AI 시장 확대라는 거시적 흐름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된다면,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경제 전반에 대한 긍정적 파급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