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는 농업 현장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특히 여름배추 재배 농가들은 고온과 강한 햇빛, 간헐적인 가뭄 등 극심한 기상 스트레스로 인해 안정적인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준고랭지 여름배추 시범사업을 통해 재배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존 여름배추는 7월부터 9월 사이 재배되는데, 이 시기는 고온과 강렬한 햇빛, 그리고 예측하기 어려운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배추 생육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해발 400~600m의 준고랭지에 주목하여 이곳에서의 여름배추 생산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일반 고랭지보다 지대가 낮아 접근성은 높으면서도 여름철에도 비교적 서늘한 기온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기술 개발의 실용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올해 전국 5개 지역, 총 26개 농가를 대상으로 ‘준고랭지 여름배추 안정생산 체계구축 시범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9월 16일, 이러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의 재배지를 직접 방문하여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농가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남원의 해당 농가는 해발 471m에 위치한 준고랭지로, 기존의 논을 밭으로 전환하여 여름배추 재배에 활용하고 있었다. 농촌진흥청은 이곳에 8월 1일, 두 가지 품종의 배추를 심고 고온 경감 기술과 노동력 절감 기술을 종합적으로 적용한 실증 시험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미세 살수 장치, 저온성 필름, 생리 활성제 등을 투입하여 고온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있으며, 물과 약제를 자동으로 공급하는 장치를 통해 노동력 절감 효과까지 꾀하고 있다. 또한, 현장 기술 지원반을 상시 운영하며 병해충 예방 및 물 관리 등 농가별 맞춤형 기술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직접 배추 생육 상황을 둘러본 후, “해마다, 그리고 지역마다 기후 양상이 달라지고 있어 농업 현장의 수요에 맞춘 탄력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농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기술의 완성도를 높임으로써 여름배추 수급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이번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기후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여름배추 생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