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릉의 보존과 가치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가 내부 정비와 전시 개편을 마친 ‘파주 삼릉 역사문화관’을 오는 9월 16일 새롭게 개관한다. 이번 개편은 단순히 시설을 정비하는 것을 넘어, 방문객들이 조선 왕릉의 역사적, 문화적 깊이를 더욱 생생하게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접근이 제한되었던 능침까지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경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파주 삼릉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파주 삼릉은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하며, 조선 제8대 예종의 원비인 장순왕후의 공릉, 제9대 성종의 원비인 공혜왕후의 순릉, 그리고 추존 진종과 효순황후의 영릉으로 구성된 조선 왕릉군이다. 이 유적들은 조선 시대 왕실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이러한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에게는 그 가치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번 역사문화관 개편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파주 삼릉이 지닌 다층적인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개편된 역사문화관은 ‘파주 삼릉 알아보기’, ‘조선왕릉 알아보기’, ‘파주 삼릉 실감형 영상’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뉘어 운영된다. ‘파주 삼릉 알아보기’ 섹션에서는 각 능의 능주와 연혁, 왕릉으로 추존된 역사를 3차원(3D) 그래픽으로 제작된 아름다운 숲의 사계절 영상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무인 단말기(키오스크)를 통해 제공되는 가상현실(VR) 체험으로,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제한 구역을 포함한 삼릉 전체를 직접 걷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는 물리적인 제약으로 인해 파주 삼릉의 모든 면모를 직접 접하기 어려웠던 방문객들에게 획기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선왕릉 알아보기’ 코너는 왕릉 부장품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능주의 신분과 성별, 시대별 부장품의 특징을 실제 출토 유물 사진과 사료를 바탕으로 재현한 정조 부장품 실물 전시를 통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40기의 조선 왕릉과 관련 왕실 부장품 정보는 무인 단말기(키오스크)를 통해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어, 조선 왕릉 전반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마지막으로 ‘파주 삼릉 실감형 영상’은 왕릉을 지키는 석물들을 신적인 존재로 형상화한 미디어아트로, 왕릉의 석물이 지닌 상징성과 신성함을 감각적인 연출로 극적으로 표현하여 관람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새롭게 개편된 파주 삼릉 역사문화관은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첨단 기술과 창의적인 콘텐츠를 결합하여 방문객들에게 조선 왕릉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보다 쉽고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앞으로도 이러한 전시 콘텐츠 개선 노력을 지속하여, 파주 삼릉을 비롯한 조선 왕릉 역사문화관을 찾는 방문객들이 휴식과 더불어 조선 왕릉의 위대한 유산을 제대로 이해하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