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벤처투자 시장의 제도와 규제는 주로 정부 주도로 운영되어 왔다. 하지만 벤처투자 생태계가 성장하고 벤처캐피탈(VC)의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정부 중심의 규제에서 벗어나 민간 스스로 예방적인 자율규제 체계를 구축하여 시장의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이하 협회)는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벤처투자 시장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이번에 중기부와 협회가 추진하는 핵심 방안은 ‘벤처캐피탈 자율규제 참여기업 모집’이다. 이는 9월 17일(수)부터 10월 10일(금)까지 참여 기업 신청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협회는 이미 자체적으로 윤리준칙 및 내부통제기준 규정을 제정하는 등 벤처캐피탈이 준수해야 할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확립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건전하고 신뢰성 있는 벤처투자 문화가 시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에 더해, 중기부는 협회와 함께 민간의 자발적인 자율규제 적용을 확산하기 위해 올해부터 ‘자율규제 평가 제도’를 신설했다. 이 평가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평가 항목에는 ▲자율규제 거버넌스 구축 ▲윤리준칙 준수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기준 마련 ▲벤처투자조합 수탁업무 처리기준 ▲자금세탁방지 업무 등이 포함된다. 협회가 이들 항목을 점검하여 총 6개 등급(S, A+, A~D)을 부여하게 된다. 평가 대상이 되는 벤처캐피탈은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른 벤처투자회사, 유한회사, 유한책임회사 및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신기술금융사업자 등이다.
이러한 자율규제 평가 제도를 통해 우수한 성과를 보인 벤처캐피탈에 대한 정부의 지원 또한 강화될 예정이다. 중기부는 2026년 이후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벤처캐피탈에 대해 가점을 부여하는 등 우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더불어, 최우수 평가를 받은 두 곳의 벤처캐피탈에게는 장관표창을 수여하며, 평가 우수 기업 명단을 공개함으로써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벤처투자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
중기부 김봉덕 벤처정책관은 이번 자율규제 평가가 “벤처캐피탈 업계가 스스로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책임 있는 투자문화가 정착되고 우수 벤처캐피탈이 시장의 모범으로 자리 잡도록 민간의 자율적 노력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회 김학균 회장 역시 “이번 자율규제 평가는 업계의 자발적인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마련된 자율적 규범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민간 주도의 자율규제가 벤처투자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벤처투자 시장은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건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선진적인 투자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