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돌발 해충 발생이 증가하면서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무인 예찰 포획 장치'(AI트랩)를 통한 해충 발생 신속 대응 기반 확대에 나선 것이다.
농촌진흥청 이승돈 청장은 지난 9월 16일, 전남 보성군에서 진행 중인 AI트랩 시범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AI트랩의 운영 상황 및 추진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현장에서는 파밤나방, 담배거세미나방,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등 주요 해충을 포획할 수 있는 장치와 환경 감지기가 설치된 관찰 재배지를 살펴보고, 농업인, 시군 담당자, 지방 농촌진흥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기술 적용의 효과와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AI트랩은 농촌진흥청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 예찰 장치로, 해충을 유인하는 물질을 활용해 해충을 포획하고, 인공지능이 촬영된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하여 포획된 해충의 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현재 전남 보성을 포함한 전국 6개 시군에서 시범사업이 추진 중이며, 경기 연천, 강원 횡성, 충북 제천, 충남 예산, 전북 부안 등에서도 이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각 관찰 재배지에는 특정 해충을 포획하는 장치 3대와 환경 감지기 1대가 한 세트로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다.
이 장치들을 통해 수집된 정보는 ‘트랩관제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및 제어가 가능하다. 트랩관제시스템은 장치의 위치 정보, 전력 상태는 물론, 수집된 해충 데이터와 온도, 습도, 풍향, 풍속 등 환경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이는 유입된 해충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방제 시기를 예측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 현장 검증 결과, AI트랩은 영상 수신 및 포획량 판별 정확도에서 90% 이상의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기존의 수동 조사 방식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객관성과 신속성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AI트랩은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자동화함으로써 노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예찰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돈 청장은 “AI트랩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돌발 해충에 대해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각 지역 관찰 재배지에서 AI트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해충 데이터를 자동으로 축적하고 표준화한다면, 이는 해충의 장단기적인 발생 양상을 분석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앞으로 AI트랩의 보급을 확대하고 현장에 신속하게 적용하여,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해충 발생 상황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AI트랩의 구조를 더욱 다양화하고, 인공지능 모델을 고도화하여 다양한 종류의 해충 발생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NCPMS)과의 연계를 통해 해충 예찰 자동화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여, 국내 농작물 보호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