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전투기 조종 역사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를 세울 만한 움직임이 한국항공대학교에서 포착됐다. 인공지능(AI) 기술이 군사 분야, 특히 전투기 조종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2025 F-16 AI Pilot 경진대회’가 12일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미래 전장에서 AI의 역할을 재정의할 잠재력을 가진 자율 교전 기술 개발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번 경진대회가 개최된 근본적인 배경에는 현대 전투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전장 상황 속에서 인간 조종사에게 요구되는 인지적, 신체적 부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전술적 우위를 점하고 임무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AI의 도움을 받아 전투기 시스템의 자율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제기한다. 즉, 전투의 속도와 정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극한의 임무 상황에서 조종사의 생존성을 높이며, 나아가 인적 오류로 인한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이에 한국항공대학교는 소프트웨어중심대학사업의 일환으로 ‘2025 F-16 AI Pilot 경진대회’를 기획하고,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AI 기반 전투기 자율 교전 기술 개발이라는 도전적인 과제를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실제 F-16 전투기를 기반으로 한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AI가 스스로 적기를 식별하고 교전하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개발해야 했다. 이는 단순히 주어진 상황에 반응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능동적으로 전장 상황을 판단하고 최적의 교전 전략을 수립하는 능력을 겨루는 대회였다. 참가 학생들은 AI의 학습 능력과 의사결정 과정을 최적화하기 위한 창의적인 접근 방식을 선보이며 미래 군사 기술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번 경진대회를 통해 개발된 AI 기반 자율 교전 기술은 향후 국방 기술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조종 시스템은 인간 조종사가 수행하기 어려운 초고속, 초정밀 기동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위험한 임무에 AI 전투기를 투입함으로써 조종사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작전 수행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기술이 더욱 발전하여 인간과 AI가 완벽하게 협력하는 미래 전장의 모습을 현실로 만들고, 대한민국의 자주 국방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